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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베일에 싸인 현대重 자구계획안...'단계별 구조조정안'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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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투입 '감찰급' 대우조선해양 자구방안과 달리 '상황 점검' 성격 강해]

머니투데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사진=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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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시나리오별 구조조정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에는 △효율성 떨어지는 생산설비 순차적 가동중단 △생산직 포함 전체 인원 10% 이상 감축 및 연장근로 중단 △보유주식 포함 1조원대 자산 매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선 설비 가동중단은 현실화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말 온산 해양2공장을 가동중단했다. 해양플랜트 수주 물량 급감에 따른 조치였다. 자구안에는 올해 부진한 상선부문 수주 여파에 따라 울산조선소 내 5개의 도크를 순차적으로 멈춰세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대중공업은 설비 가동중단과 발맞춰 강도 높은 인원 감축을 진행한다. 지난해 1300여명의 사무직 희망퇴직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감축 대상이 생산직 포함 3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9일 밝힌 희망퇴직 방침은 과장급 이상 사무직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생산직은 아직 희망퇴직 접수를 받지 않고 있지만, 신규 수주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생산직 포함 희망퇴직은 예정된 수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반발 예상 때문에 우선 사무직 희망퇴직 방안을 먼저 발표했지만, 전체 인력의 10%가 넘는 3000여명을 감축하려면 생산직을 가만히 놔둘 수 없다"며 "생산직 감축 계획은 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만 포함됐다"고 전했다.

자산매각 계획의 큰 틀은 보유주식 매각이다. 2014~2015년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 KCC, 현대자동차 주식을 매각한 현대중공업은 아직도 매도 가능 금융자산 약 6000억원 규모를 들고 있다. 장부 가격은 현대자동차(0.75%) 2465억원, KCC(3.77%) 1657억원, 현대상선(10.78%) 967억원 등이다.

나머지 4000억원은 금융계열사 매각 등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현대기업금융대부,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금융계열 3사 CEO를 전격 교체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동생인 정몽일 회장도 이때 물러났다.

자구안에는 현대선물과 하이자산운용을 계열사로 둔 하이투자증권 자체를 매각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최후의 보루'인 알짜 계열사 현대오일뱅크 매각 건은 들어가지 않았다. 향후 IPO(기업공개)를 통한 자금확충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콘도회원권, 골프장회원권, 울산 본사 내 상가 부동산 등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모든 자구 계획은 향후 현대중공업의 수주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자구안은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채권은행의 '상황 파악' 목적 자구안이기에,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한 '가정'이 담겼을 뿐, 실제 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별 자구계획을 굳이 미리 발표할 경우 노조와 매각대상 계열사 임직원 등의 혼란을 고려해 채권은행과 협의 하에 비밀유지 조항을 넣었을 것"으로 바라봤다.

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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