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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구조조정 실탄' 유력 자본확충펀드 밑그림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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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체 조만간 2차 회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참석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가 이번주 2차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한국판 양적완화’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이 해법으로 제시한 자본확충펀드와 정부의 직접 출자를 병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15일 기재부와 한은 등에 따르면 이번 협의체를 주재하는 최상목 기재부 차관이 지난주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만큼 이번 주중 2차 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 할지 밝힐 수는 없지만 조속히 만나 협의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금융노조 “9월 총파업” 1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공기업지부 합동대위원대회’에서 위원장들이 삭발을 한 뒤 머리에 ‘단결 투쟁’이라 적힌 빨간띠를 두르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대회의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사반대하며 9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4일 최 차관 주재로 열린 1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에 선제 대비하기 위해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나아가 재정과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들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원칙에도 동의했다. 따라서 조만간 열릴 2차 회의에서 관계기간들은 구체적인 ‘실탄’ 마련 방안을 두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자본확충펀드 구성을 둘러싸고는 담보 설정과 정부의 지급보증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른 만큼 2차 회의에서 주요한 화두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언이다. 앞서 2009년 구성된 은행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산업은행에 대출하고, 산은이 이를 펀드에 출자한 뒤 은행의 자본 확충을 돕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를 차용해 이번에는 한은이 특정 금융기관에 대출해 주면 이 기관이 펀드를 조성해 산은의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등을 인수, 자본 확충을 돕는 방식이 거론된다. 한은은 다만 대출에 대한 적절한 담보나 정부의 지급보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 정부와 이견을 빚고 있다.

세계일보

금융위를 중심으로 정부 일각에서는 자본확충펀드와 별도로 한은이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이를 두고도 격론이 오갈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적으로 은행 건전성을 감시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은 보통주로만 구성된 자본비율(보통주 자본비율)을 별도로 규제하고 있는데, 이는 출자가 아닌 코코본드 발행으로 높일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한은은 법령 개정 없이 수출입은행의 출자에 나설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발권력을 동원해 직접 출자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손실 최소화 원칙에 저촉돼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의 지급보증 등 담보가 있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로는 산은과 수은에 정부 보유 공기업 주식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책은행 구조조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한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부가 현물출자를 하고 한은도 직접 출자, 대출 등 가능한 수단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그 이후 정부가 2017년 예산 편성을 통해 재정 지원을 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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