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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금감원, 구조조정 전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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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트라우마 금감원, 구조조정 TF 가동하고 시중은행과 현안논의]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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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금융위원회보다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금융감독원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이 12일 기업대출이 많은 주요 시중은행장을 만나 구조조정 현안을 직접 챙겨 주목을 받았다. 구조조정 이슈와 관련해 금융위에 비해서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진 원장과 긴급 조찬을 가진 은행장은 이경섭 NH농협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 3곳이었다. 긴급 회동이었던 만큼 일부 은행장은 조찬 선약을 취소하고 진 원장과의 일정을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이 이처럼 구조조정 현안을 직접 챙기게 된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최근 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으로 선정된 영향이 크지 않겠냐는 추정이 나온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경우 구조조정 현안에 대해 소관 부처인 금융위로 필요할 때마다 소통한다. 반면 시중은행인 KEB하나은행은 금융위보다는 감독권을 갖고있는 금감원이 나서 구조조정 관련 소통 및 진두지휘를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조선업과 해운업을 취약업종으로 분류,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한 만큼 국내 3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에 대한 관리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금감원이 구조조정 '전면'에 나서지 못한 배경에는 지난해 경남기업 사태로 인한 '트라우마'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이 경남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 제기됐고 담당 임원은 송사까지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경남기업 트라우마로 구조조정 관련 부서는 직원들 사이에서 기피부서가 됐다"고 토로할 정도다.

금감원은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부서인 '기업개선국'을 올해 2월 조직개편을 하면서 '신용감독국'으로 바꿨는데,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업무에 대해서 한발 물러서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신용감독국에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주채무계열 신용위험평가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이런 해석이 지나치다는 이야기도 없잖다.

최근 해운업, 조선업종 중심 기업부실 위기가 확산되자 금감원은 지난달 말 진웅섭 원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금감원 내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에는 은행 담당 뿐 아니라 제2금융 담당 인력까지 광범위하게 참여해 본격적으로 진행될 기업 구조조정에서 금감원의 역할이 주목된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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