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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구조조정 본막 오른 조선 '빅3'...노사협상 전운 뭉게뭉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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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노조제안 사측 수용 사실상 불가능...노조 투쟁 속 소모전 우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노조도 인력감축에 거부감..진통 따를 듯

뉴스1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4일 오후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2016년 임단협 출정식을 갖고 있다. © News1 장은진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조선 '빅3'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노사간 대립각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조측이 제시한 요구조건들이 모두 비상경영을 펼치고 있는 사측이 사실상 수용하기 불가능한 사항이다보니 투쟁으로 해가 뜨고 지는 가운데 소모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노조도 고용안정만큼은 지키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협상에 진통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0일 오후 2시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가졌다. 이들은 11일 2차 단체교섭에 돌입한다.

앞서 지난달 노조는 Δ기본급 9만6712원 인상 Δ직무환경수당 상향 조정 Δ퇴직자 수만큼 신규인력 채용 Δ성과연봉제 폐지 Δ통상임금 1심판결 적용 Δ사외이사 1인 추천권 Δ100명 이상 노조원 1년 1회 이상 해외연수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임단협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제출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과거처럼 지루한 소모전을 펼치지 말고 휴가 전 타결을 위해 상견례부터 성실하게 임해야 할 것"이라며 "다음달 말이 되면 노사간 충분히 의견교환을 한 시기기 때문에 그때도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면 쟁의행위(파업 등) 찬반투표에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현재 회사측이 진행중인 희망퇴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노조는 희망퇴직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사측의 퇴사 압박에 대비해 부당노동행위 고발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등 조선 관련 5개사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9일부터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회사측은 퇴직 대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엔 퇴직인원이 최대 3000여명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과 함께 이번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체 자구책을 제출할 예정이다

대우조선 노사도 이날 오후 4시부터 노사간 1차 단체교섭에 들어갔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추가 인력감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3분기 이후 희망퇴직으로 약 300명, 정년퇴임자 약 450여명, 자연감소분까지 합해 총 900여명의 인력을 줄인 바 있다.

정부는 대우조선에 대해 이달 말까지 스트레스 테스트(위기상황을 가정한 재무건전성 검사)를 실시한 뒤 결과를 토대로 퇴출ㆍ부문별 퇴출ㆍ기업회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추가 구조조정의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대우조선 노조는 "정부와 채권단을 핑계로 구성원들에게 또다른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는 염치없는 일"이라며 "단체교섭에서 정부, 채권단 등 외부의 간섭으로 노사간 자율교섭이 침해당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중공업도 현재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 방안 등이 담긴 자체 자구책을 만들고 있으며 다음주 안에는 이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낼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와 같이 최대 쟁점은 인력감축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앞서 지난 4일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임금동결을 사측에 제안했다.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만은 막겠다는 의지표출인 셈이다. 노사 상견례는 이달 말이나 6월 초쯤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3사 노조 모두 직원의 고용안정 여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하지만 희망퇴직의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해 향후 노사 협상에서 진통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속노조와 조선업 노조가 연대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다음달 19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사들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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