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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해운·조선 구조조정에 발목…'이란특수?' 건설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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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뿐?' 이란 기대감 소멸 주가↓..증권가 "하반기 해외 실적 개선될 것"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는 격이죠" 한 건설업종 애널리스트는 이란 순방 이후 건설주 주가 흐름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터넷 주식 게시판 등에서 이란 순방과 관련한 대규모 MOU(양해각서) 체결 실적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구속력이 없는 MOU를 두고 실적 부풀리기 아니냐는 것이다.

9일 대림산업은 전거래일 대비 3% 내린 8만800원으로 마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직후인 지난 4일 6.4% 하락한 데 이어 이틀째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다. 대우건설도 3.5% 하락 마감했고 현대건설도 3.4% 내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6.6% 하락했고 GS건설도 1%대 약세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과 이란 정상회담 기간 도로, 철도, 건설 등 총 66건, 456억달러(약 52조원)의 MOU를 체결한 데 대해 "전체 규모는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본계약이나 LOI(투자의향서) 등 구속력이 있는 절차가 없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인 MOU 본계약이 언제쯤, 얼마나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가 하락 이유를 꼽았다. 그는 "이란 경제 제재 해제 이후 기대감으로 건설주들이 연초부터 꾸준히 올랐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MOU에 그쳤다는 실망감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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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명박 정부 때 해외에서의 MOU 90여건 가운데 본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15개 안팎에 불과했다는 통계가 나타나면서 시장 우려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또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파이낸싱)에 대해 논란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일본 등도 자금 지원을 기반으로 자국 건설업체 수주를 지원하고 있다"며 "수주산업에서 정책 파이낸싱이 들어가면서 본계약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인 과정이지만 최근 조선, 해운업체 관련 부실 때문에 생긴 부정적인 여론으로 불확실성이 높다고 시장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란 시장을 중심으로 한 수주 윤곽이 나타날 경우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손실 부담에 발목이 잡혔던 건설주들에게 반등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년간 닫혀있었던 이란 시장이 열린 것은 수주 부족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에 호재"라면서도 "아직 이란내 달러결제가 허용되지 않아 실제 계약이나 구체적인 수주는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해 단기 투자보다는 하반기를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라진성 연구원도 "1분기 전 건설사들이 해외플랜트부문에서 손실을 기록했다"며 "실적 컨퍼런스 콜 등에서 상반기 내 주요 프로젝트 준공에 들어간다고 밝혀 3~4분기에는 해외 부문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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