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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조선·해운 구조조정 유탄 맞은 펀드·증시… 속 타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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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수익률 곤두박질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몰고온 증시 충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인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 등 관련 기업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많게는 70% 이상 빠졌다. 이들 기업을 담은 펀드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구조조정 상황을 주시하면서 관련 기업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선·해운주 줄줄이 하락세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현대상선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78.8%나 폭락했다. 9000원대이던 주가는 올해 들어 2000원대로 떨어졌다.

현대상선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7대 1 감자를 단행했고, 지난달 20일부터 주식매매가 정지됐다. 오는 9일 매매가 재개되지만 향후 주가의 방향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진해운 주가도 지난해 5월4일 7390원에서 지난 3일 2160원으로 70.8%나 떨어졌다. 자율협약 개시 기대감에 최근 2∼3일 반짝 오름세를 보였지만 구조조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당분간 주가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대우조선해양이 -70.1%, 삼성중공업 -45.5%, 현대중공업 -21.8%, 현대미포조선 -21.5% 주가 수익률을 나타냈다.

조선·해운업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적지 않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KRX조선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KODEX조선주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일 기준으로 -35.9%다. 이 ETF의 설정액은 365억원에 이른다. 이 ETF는 현대중공업(펀드 내 비중 27.24%), 현대미포조선(22.49%), 삼성중공업(17.43%), 대우조선해양(14.36%) 등의 종목을 담고 있다.

현대상선(5.49%), 한진해운(4.19%) 등을 담고 있는 삼성KODEX운송ETF 수익률은 1년 새 35.7%, 현대중공업(27.68%), 삼성중공업(15.65%) 현대미포조선(7.28%) 등으로 구성된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ETF는 26.1% 하락했다.

조선·해운사들에 돈을 빌려준 은행주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빚고 있다. 이날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2%나 빠졌고 BNK금융지주(-1.57%), KB금융지주(-1.33%) 등 나머지 금융주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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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선·해운 시장 살아나야

전문가들은 기업 구조조정은 물론 근본적으로는 조선·해운 업황이 개선돼야 하는 만큼 당분간 이들 업종의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는 물론 다른 나라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중인 현재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선의 경우 올해 약 544억달러 발주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10∼2015년 평균 발주의 50∼60%에 불과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조조정이 언급되는 해운회사들은 채무상환까지 의심되는 어려운 회사들”이라며 “주가가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우리 조선 대형 3사가 글로벌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으나 경기 침체로 상선 시장이 죽으면서 함께 가라앉은 것”이라며 “최근의 구조조정을 보면 수주 물량이 적어 남은 인력을 정리하겠다는 것인데, 물량만 많으면 구조조정 안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조선·해운 기업들의 경쟁력이 유효한 만큼 장기적으로 구조조정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조선업은 시장 상황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마른 것일 뿐 경쟁력·기술력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유동성을 조금만 공급해 주면 자연스럽게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조선과 달리 해운의 경우에는 품질이 좋지 않은 중국 선박 보유율이 높아 실적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는 만큼 선박 교체 등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기업은 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경·김라윤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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