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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유일호 부총리 "기업 구조조정 5兆 가지고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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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올려 구조조정 재원으로 쓰자는 야당 주장에 반대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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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한·일 재무장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 중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16차 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프랑크푸르트(독일)=박소연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기업 구조조정 관련, 공적자금이 5조원 이상 투입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유 부총리가 구조조정 재원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상세 구조조정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제19차 동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와 제4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독일 프랑크프루트를 찾은 유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기업 구조조정 재원 투입과 관련해 "재정.통화 등 폴리시믹스의 최적 조합을 생각하겠다"면서 법인세를 인상해 인상분을 구조조정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야당 주장에 반대 뜻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009년 25%에서 22%로 내린 현행 법인세율을 다시 25%로 정상화하고, 증가분을 기업 구조조정에 쓸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법인세 인상분을 약 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허, 5조 가지고 되면…"이라면서 야당안에 반대를 나타냄과 동시에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5조원을 크게 웃돌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금융업계에서는 각 조선사들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가지고 있는 채무 가운데 부실로 분류되는 부분을 포함, 전체 기업 구조조정 규모를 최소 10조원으로 보고 있다.

유 부총리는 그러나 재원 규모에 대해서는 "며칠 사이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너무 급하게 보지말자"고 했다. 4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가 처음 열린다. 정부와 한은, 산은, 수은 등이 참석한다. 유 부총리는 "며칠 내에 금액이 얼마이며, 재정당국 얼마, 통화당국 얼마 하는… 언제쯤 얼마나 지원할지 그런 것이 금방 나오겠느냐"면서 "시한을 정한 용선료 협상 결과를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책은행 출자에는 재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는 "국책은행 출자는 통상 재정이 한다"면서도 "경제정책이라는 게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에 관한 '기재부 역할론'에 대해 유 부총리는 현재의 틀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봤다. 유 부총리는 "기재부가 직접 나서는 걸 마다할 일은 없다"면서도 "지금 단계에서는 디테일은 금융위가 맡고 범정부적 조율은 제가 정점이 돼서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의 협조가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 것도 그런 틀"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발권력을 동원하는 기업 구조조정이 여타 국가들로부터 반발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들이 보조금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양적완화)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구조조정 재원에 대한 한은과 기재부, 산업계의 갑론을박이 오가면서 유 부총리-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간 '프랑크푸르트 회동' 여부가 주목받았지만 별도 회동 계획은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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