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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주열 “구조조정 재원 韓銀 역할 충분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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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돈줄’ 수출입銀 BIS비율 10%미만 추락 초비상

간부회의서 언급…한국판 양적완화 돌파구 긍정 신호

유일호 재정·통화 ‘폴리시믹스’ 강조…4일 TF 회의 주목


대우조선해양에 9조원을 빌려준 수출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분기말 현재 9.89%로,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10%)에도 못 미치는 상태로 전락한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의 돈 줄이 마른 것이다. ▶관련기사 3면



해운과 조선 등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재원 조달을 둘러싸고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치열한 샅바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구조조정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이번주가 재원조달 및 구조조정 속도의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총재 입장 바뀌나 =그동안 한국판 양적완화를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나 공감대가 우선이라며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한은의 역할 수행 방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밝혀 국책은행 구조조정 자금조달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집행간부회의에서 “이제 기업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은 기업 구조조정이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면서 입을 뗐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위축, 기업 자금사정 악화 가능성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에 참여해 관계기관과 추진방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는 4일로 예정된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 TF에는 한은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관계자가 참석해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한 산은ㆍ수은의 자본 확충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유일호 부총리 “정책공조 절실” =유일호 부총리는 재정과 통화의 ‘폴리시 믹스(Policy Mix)’ 필요성을 들고 나왔다. 이와 관련, 재정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실업 대책과 유휴설비 활용방안 등 경제활성화를 위해, 통화는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금융부실 확산 방지를 위한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발권력을 동원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채권 인수 또는 증자에 참여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 국책은행의 강도높은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도 한국전력 주식 등 보유재산의 현물출자로 한은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ㆍ일본 중앙은행이 경제난 극복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것과 같이 한은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지적이다. 2일 기재부와 관련 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오는 4일 열리는 구조조정 태스크포스(FT) 회의를 앞두고 재원마련과 재정ㆍ통화의 정책조합 등에 대한 의견조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기재부와 금융위, 한은, 국책은행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다.

이와 별도로 유 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오는 3∼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3(한ㆍ중ㆍ일)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동반 참석, 국내 현안에 대한 의견조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기재부는 구조조정으로 경제를 살리려면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물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실업 대응과 경기침체 우려 및 경제 불안심리 차단, 신산업 육성 등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이런 측면에서 재정과 통화정책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한은은 ‘한국적 양적완화’ 또는 ‘선별적 양적완화’를 통해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에 참여하고, 정부는 ‘원포인트’ 추경을 통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반되는 실업대책 및 경제활성화 정책을 구사하는 방식의 ‘폴리시 믹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해준ㆍ강승연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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