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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中 철광석 선물 시장 투기 조짐…구조조정 위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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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포항제철소 고로공장에서 철광석을 녹여 쇳물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모습. 기사내용과는 관계 없음.[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광석 선물 시장이 투기 조짐을 보인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다롄상품거래소(DCE)의 철광석 선물 가격은 올해 연초 이후 46%가량 올랐으며, 철광석 현물 가격도 지난달 21일 t당 68.70달러까지 치솟아 15개월 사이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올해 들어 52% 오른 것이다.

지난달 25일 철광석 현물 가격은 t당 65.20달러에, DCE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9월물 가격은 t당 462위안(70.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당국의 우려뿐만 아니라 철광석 생산업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버블에 따른 투기적 움직임은 헤지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철광석 거래량이 뉴욕 금선물 거래만큼 늘어났다며 이는 작년 중국 주식시장의 광풍을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다롄의 철광석 선물 거래량은 3천300억 달러로 2월 거래량의 두 배를 넘어섰으며, 연간 전 세계 실물 철광석 거래량의 대략 4배 수준이었다.

포테스큐 금속그룹의 네브 파워 최고경영자(CEO)는 "거래량이 너무 많아 현물 시장을 압도하고 있으며 지금부터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선, 부정적인 문제는 변동성이다"라며 "이는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게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다롄거래소는 최근 거래수수료와 증거금을 인상해 시장 과열을 단속했다. 또 거래소는 13명의 투자자에 대해 계좌 개설을 일시 중단시켰고 거래 규정을 위반한 200명 이상의 고객들에게는 경고 조처를 내렸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철광석 공급량은 수요를 6천만t가량 웃돌고, 내년에는 9천만t가량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철광석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벤치마크인 열연코일지수는 올해 들어 37% 오른 t당 520달러까지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콘크리트 보강용 강철봉 평균 가격은 지난주 2014년 이후 처음으로 t당 3천위안을 넘어섰다.

FT는 철강과 철광석 가격 급등이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노력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철강 가격의 하락으로 철강 산업이 불황에 허덕이자 중국 정부는 앞으로 5년 내 철강 생산 능력을 1억~1억5천만t가량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철강의 4분의 1가량을 생산하는 허베이 성 정부는 철강소를 신규 허가하거나 다시 허용하는 관리를 조사하거나 직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철강 가격이 투기 조짐에 반등할 조짐을 보이면서 당국의 노력이 위협받을 위기에 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산시성의 거대 철강소인 하이시 철강은 2014년 파산했으나 5월 지엔룽 그룹 산하에서 운행 재개에 들어갔다.

플랫츠의 세바스티앙 루이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주간 철광석 마진이 크게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는 가격을 오르게 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반대로 내리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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