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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깜짝실적 금융지주]②'구조조정 태풍' 오기 전에 체력 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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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출 줄이고 중소기업·가계 늘려 위험 분산

NPL커버리지비율 140% 근접…부실채권 손실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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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 주요 은행은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면서 위험 관리에 나섰다. 대출은 구조조정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소기업과 가계를 중심으로 늘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IBK기업·농협 등 6개 주요 은행의 올해 1분기 대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7.17% 증가했다.

국민·신한·우리· 기업·농협은행이 각각 6~10%가량 늘었다. 하나은행은 2%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은행들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가계 중심으로 대출을 늘렸다. 주요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작년 1분기보다 평균 4.1% 줄었다. 중소기업과 가계는 각각 8~9% 이상 늘었다. 대기업 업황이 좋지 않고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선제 관리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권에선 지난 몇 년간 조선·해운 등 위험 업종에 대한 여신을 충실히 줄여왔다"며 "대출 비중도 덩치가 큰 대기업 중심에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가계 중심으로 조정하면서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은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8~1.4%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농협은행(2.15%)이 유일하게 2%를 넘겼지만, 작년 4분기(2.27%)에 비해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금융기관의 여신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하며 고정부터 추정손실까지를 부실채권(NPL)으로 분류한다.

대출 비중 조정과 함께 기업대출 부실화에 대비한 충당금도 충분히 쌓았다.

은행의 평균 NPL 커버리지 비율은 136.7%로 집계됐다. 유일하게 100% 미만인 농협은행을 제외하면 150%에 달한다. 대출 100억원을 회수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150억원의 예비자금을 미리 쌓아뒀다는 의미다. NPL 커버리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었고 이어 국민, 우리, 하나, 농협 순이었다.

은행들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한 대비도 비교적 잘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대부분 은행이 현대상선 관련 충당금을 이미 100% 가까이 적립한 것으로 파악돼 추가 부담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한진해운 충당금은 일부 은행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구조조정과 관련된 은행 중 국민은행은 이미 18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해 자율협약 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수준 이상을 쌓았고 하나와 우리는 양사를 합쳐도 충당금이 100억~200억원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으로 진행될 기업 구조조정도 은행 실적에 큰 부담은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진 업종의 기업에 대한 위험 노출도가 크지 않은 데다 충당금도 이미 충분히 쌓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기업 구조조정이 은행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bk8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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