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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조선 구조조정 '업체별 차별적 대응 필요' 목소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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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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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수차례 지원받고도 막대 부실초래 대우조선과

빅2사 '한묶음' 일률적 구조조정 불합리하다는 지적 나와
"책임 묻는다면 대우조선 관리감독 문제 있는 산은에 물어야"

【서울=뉴시스】황의준 기자 = 3대 대형 조선사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을 두고 업체별 차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대 대형조선사를 싸잡아 긴급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하고 인력감축·임금체계 개편 등의 자구 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하라고 한 것과 관련해 업계 내부에선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조만간 이들 회사에 추가 자구계획 제출을 요청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도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채권단의 요구에 일단 응한다는 입장이지만 자체 인력감축,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진행해온 상황에서 내심 반감을 갖는 모습이다.

즉 공적 자금 지원 등을 수차례 받아왔음에도 경영정상화는 커녕 부실 규모가 가장 커 조선 산업 전반에 위기를 촉발한 대우조선과 나머지 2개 업체들을 한묶음으로 엮어 일률적으로 구조조정 압박을 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1990년대말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전신인 대우중공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 2000년부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왔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0년 당시 대우중공업을 대우조선과 대우종합기계로 분할했다.

산은은 지난해말 기준 대우조선 지분 49.7%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대우조선은 지난 한해만 5조50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사태를 낳았다.

그러자 산업은행은 지난해 대우조선 부실 사태가 본격화하며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일단 지난해 말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4140억원을 지원한 상태다.

이 처럼 수차례 사실상 정부지원을 받아왔음에도 자생력을 확보하기는 커녕 부실을 키워온 대우조선 에 대한 차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업계에 안팎에서 강력히 나오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유례없던 경영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우조선과 같이 공적자금이 투입되거나 해운업종처럼 법정관리 상황에 직면한 경우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대부분의 부실을 털어내고 최근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오히려 관리감독 소홀로 대우조선의 부실사태를 야기한 산업은행과 정부가 작금의 사태를 조선업계 전반의 잘못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과 같이 해양플랜트 부실로 조(兆)단위 적자를 기록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부실을 털어냈음은 물론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도 아니고 대금을 갚지 못한 적도 없다"면서 "마치 은행이 전세금을 대출해주고서는 곧바로 이를 어떻게 상환할 것인지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하는 것과 다를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대우조선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한창 적자를 토해내던 때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는데, 뒤늦게 부실을 발견해 한 번에 5조원이 넘는 손실을 내면서 조선산업 부실사태를 키운 경향이 있다"며 "굳이 책임을 묻는다면 대우조선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는 산업은행에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정부가 최근 조선 3사간의 빅딜설을 일축하긴 했지만, 이번 기회에 대우조선의 향후 관리방향을 분명히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이때까지 대우조선이라는 준공기업과 수주경쟁을 펼쳐왔는데, 선박 수주를 위해 은행에서 RG(선수금환급보증)를 받는 과정 등에서도 은연 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국책은행의 관리 소홀로 대우조선 회생에 국민혈세만 지속 투입되는 꼴인데, 향후 정부가 확실한 민영화를 추진하든 인수합병을 생각하든 간에 대우조선의 경영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las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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