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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종합]역대 경제수장들 "구조조정에 미래 한국의 운명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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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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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종=뉴시스】안호균 남빛나라 기자 = 경제기획원, 재무부, 재정경제원 등 역대 경제부처 수장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개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역대 경제부총리·장관 간담회를 열고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는 "미래 한국의 운명이 '유일호 경제팀'의 이번 구조개혁 정책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잘 하면 재도약의 발판이 되고 자칫 잘못하면 한국 경제가 장기간 굉장히 어려운 난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총리는 "산업 구조조정은 벌써 했었어야 한다.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가 항상 우리 경제를 옥죈 것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며 "개혁은 언제나 거센 저항이 따르는 만큼 정부의 단호하고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충분한 대국민 설득이 있어야 한다"며 "유 부총리는 실무적인 일은 차관과 실무자에게 맡기고 노사 당사자뿐 아니라 그 배후의 여러 이해집단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서 구조개혁의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산업 구조조정은 절대적인 과제"라며 "중요한 것은 경영진, 노동조합, 채권단이 제 역할을 했는지 분명히 가려서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 전 부총리는 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는데 민간 구조조정 역량도 필요하다"며 "지금 은행들이 출자해서 만든 유암코는 자본력이나 전문성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민간 기업의 구조조정 역량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됐는데 이럴 때일수록 유 부총리가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며 "여야 할 것 없이 경제를 다뤄보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이분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성과와 열정을 갖고 접근하면 훌륭한 정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4대 구조개혁과 산업 구조조정은 시의적절하고 올바른 방향"이라며 "중국만 해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전 장관은 "우리 경제 곳곳에 스며든 정부의 입김을 줄여야 한다. 자율과 창의, 다양성을 진작하고 개방·공유·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의 군살을 빼고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일자리 창출 사업과 한계기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기재부는 이런 개혁의 두뇌이자 심장"이라며 "충만한 소명의식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성장 잠재력 향상에 진력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구조조정 재원을 마련하는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한국판 양적완화는) 부총리 때 매우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이라며 "재정만 갖고 기업 구조조정을 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까 결국 한은의 역할과 관련되는 것인데 한은법이 제한적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최 전 부총리는 "그래서 한은법을 개정하려고 했는데 한은의 독립성 문제 때문에 진전을 못시켰다"고 밝혔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나 한은의 출자 정도로는 안된다"며 "(채권 매입 등을 통해)실탄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지는 이해하지만 방법론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운업을 살려야 한다. 해운업은 미래 영웅산업이 될 산업"이라며 "재원은 정부에서 알아서 해야 하고 미래 먹거리산업인데 살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떤 산업은 국제적인 시야를 가지고 지속해나가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먹거리가 생긴다"며 "그런 고려 없이 현재 기업 상황만 가지고 기업 중심으로 해서 다 퇴출하면 다음에는 그 산업 분야는 다른 나라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는 4대 부문 개혁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 신산업 육성 등 산업 체질 개선 노력을 강도높게 추진해 민간 활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시대적 소명으로 삼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으니 구조조정의 고비고비마다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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