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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시간과의 싸움이다" 구조조정 속도전 나선 정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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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썩은 살 도려내겠다, 경제장관회의서 조정"

금융당국 "한진해운-조선사 자구안 최대한 빨리 받겠다"

박승 전 한은 총재 "더 늦기 전에 구조적 침체 해결해야"

뉴스1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2016.4.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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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수영 기자 = "썩은 살(부실기업)을 도려낼 시간이 얼마 없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좼다. 유일호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 수장의 발언 수위가 매일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두 달, 상반기 안에 속전속결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기업구조조정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신속하고 과감한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우리 경제의 썩은 살을 도려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은 피하거나 늦출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부딪혀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며 "경제팀은 신속한 기업구조조정으로 환부를 깨끗이 수술해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을 시대적 소명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앞서 해운,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즉생'이란 표현을 동원했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해운업은 올 상반기가 지나면 사실상 구조조정 적기를 놓치는 것으로 봤다.

금융당국이 자구안 제출을 미적거리는 한진해운에 "간 보지 말고 채권단에 깔끔히 가져와 논의해야 한다"며 일침을 놓은 것도 그래서다. 한진해운은 용선료(선박 임대료) 협상 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길 원하지만, 채권단과 당국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응했다.

조선사 역시 '최대한 빨리' 자구안을 제출해야 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일차적으로 채권단 관리를 강화해 기초 체력을 다지도록 하면서 조선 3사 공동 컨설팅을 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업계 주도의 사업재편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는 속내다. 컨설팅 결과는 늦어도 9월경엔 나온다.

속도전을 강조하며 채권단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해당 기업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주채권은행이 기업과 협력해 신속히 대응하란 것이다.

유 부총리가 "개별기업 구조조정은 채권단을 중심으로 추진하되 채권단이 부실을 선제적이고 엄정하게 처리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박근혜 대통령도 "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호응했다.

정부는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의 자본을 확충할 예정이다. 자회사 매각 등으로 자구노력을 하도록 한 다음 한국은행이 출자하거나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한국경제학회 행사에 참석해 "구조적 침체에 재정·금융적인 경기부양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지만, 더 늦기 전에 '구조적 침체'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정부와 입장이 같이 했다.

정부는 아예 기업 구조조정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직접 챙길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채권단과 기업, 정부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데 구조조정의 성패가 달렸다"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im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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