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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기업 구조조정용 실탄 마련.. 산은, 예금 비중 크게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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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매각도 신속 추진


기업 구조조정의 총대를 멘 산업은행이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예수금 비율을 30%까지 높인다. 또 구조조정 재원확충을 위해 부실 자회사 매각을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 부행장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현재 27% 수준인 예수금 비중을 30%로 늘리겠다"며 구조조정용 실탄 마련을 위한 밑그림을 제시했다.

■예수금 비중 30%로 늘린다

산업은행의 자금조달은 예수금(27%), 산업금융채권(산금채.67%), 차입금(6%)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전체 자금조달 중 원화와 외화 비중은 각각 75%와 25%다. 현재 원화조달 총액 126조원의 약 27%인 34조원 정도가 원화 예수금에서 나오고 있다.

산은은 단기적으로는 원화로 조달하는 자금에서 예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30%로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원화와 외화를 모두 포함한 자금에서 예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되도록 수신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은행 전체 예수금 시장은 1100조원 정도로 산업은행은 이 중 3%(34조원)를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예수금 등 소매 금융분야 규모를 늘리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산은은 최근 구조조정 관련 유동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예수금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조달자금의 만기도 짧고 외부시장의 충격에도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필요자금은 조선업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이 부행장은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한은의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서는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의 진행상황에 따라 필요한 규모, 시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업 부실 정도는 현재 산은의 체력으로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으나 대형 조선업체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한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부행장은 "지난해 현대상선은 1조9000억원을 적자로 포함해 (충당금으로) 흡수했고, 한진해운도 자체 이익으로 감당이 가능하다"면서 "문제는 조선(대우조선해양 등)인데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손실금액을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에 대한 금융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약 21조7000억원, 이 중 84.3%인 18조3000억원이 산은과 수은의 몫이다.

■구조조정 자금, 산은 자본금 확충으로

이 부행장은 산은의 자본확충 방안과 관련,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한국은행이 산금채를 사는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보다 자본금 확충 방안이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이 산은에 자본 공급을 하는 것은 크게 3가지로 한은이 산금채를 사는 방법,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한 후순위채를 인수하는 방법, 자본금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며 "산금채를 사는 첫 번째 방식의 경우 기존 다른 기관들도 살 수 있고 시장에서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은이 후순위채를 인수하거나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안 중 택일하거나 같이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것.

또 최근 구조조정 이슈와 관련해 자본 확충을 위해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부행장은 "현재 132개 업체 중 46개의 자회사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3개 업체를 매각했다"며 "향후 최대한 신속하게 자회사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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