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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철강 구조조정 "동부제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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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당진 전기로, 이란 철강업체에 이르면 내달중 매각]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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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철강을 공급과잉업종(트랙 3)으로 지정함에 따라 철강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공급과잉 속에서도 자발적 구조조정과 업체간 인수·합병을 통해 분야별 전문화를 이룬 만큼 정부 및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 대상은 동부제철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10월 워크아웃을 시작했으며 산업은행이 대주주다.

27일 철강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동부제철 당진 전기로를 5월중 이란 철강업체에 매각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상대로 거론돼 온 태국·중국 철강업체와는 논의를 중단했고, 이란 철강업체와 매각 협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이르면 5월중 동부제철 전기로 매각 협상이 타결날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단은 열연 전기로와 냉연을 갖춘 동부 당진공장에서 전기로만 따로 분리해 매각하는데, 국내 종합상사인 LG상사가 채권단으로부터 동부 열연 전기로를 사들여 이란 현지에 직접 되팔게 된다. LG상사는 1980년대에 이란에 지사를 설립했으며 경제제재 기간중에도 지사를 유지해왔다.

LG상사 관계자는 "이란 현지업체와 매각과정을 조율중"이라며 "아직 가격 등 협의 사항이 남아있어 내달 대통령 이란 방문시 현지 계약체결이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동부제철 당진 전기로는 별도 매각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들었다"고 확인했다.

동부제철은 당진공장에 열연(300만톤), 냉연(180만톤)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가운데 열연은 전통적인 고로(blast furnace)가 아니라 전기로(electric furnace) 방식으로 쇳물을 생산한다. 당진 전기로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1조원 넘게 투자해 2009년 7월 가동을 시작했으나, 미국과 달리 양질의 스크랩(고철)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국내에는 조성되지 않았다. 열연 코일을 생산할수록 빚더미가 쌓여간 당진 전기로는 2014년말부터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의해 가동 중단된 상태다.

반면 이란은 고철 대체재인 직접환원철(DRI)을 대거 생산하고 있어 전기로를 매입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제철은 2014년 전기로 가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상당량의 DRI를 이란에서 수입해 사용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그룹 등 철강업체들은 자발적 구조조정과 업체간 인수·합병을 통해 분야별 전문화를 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4년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부터 비철강, 해외 계열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행해오고 있다. 구조조정은 계열사 청산, 매각, 합병 등을 포함한다. 포스코는 2014년~2017년 4년간 총 149건의 계열사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실행할 계획이다. 149건중 지난해말까지 48건을 구조조정 완료했다. 올해 1분기 6건을 완료했으며, 남은 2~4분기에 48건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 포스코는 특수강을 전문으로 하는 세아베스틸에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을 매각하면서 특수강 사업을 접었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 광양제철소 전기로(하이밀) 역시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제철 역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포항 전기로(철근라인 75만톤)를 2014년 11월 폐쇄했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현 현대종합특수강), SPP율촌에너지(현 순천 단조공장)을 인수하고 현대하이스코를 인수합병 완료했다.

금융위는 지난 26일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철강은 산업 전반의 중·장기 수급전망,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진단, 국제적 경쟁상황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통해 업계가 '자율적으로 컨설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업계 자발적 구조조정에 맡기는 것으로 철강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컨설팅을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고 해석했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공급과잉 분야가 있을 경우, 기업활력제고법(일명 원샷법)을 활용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공급과잉 분야로 언급됐던 합금철(마그네슘 망간 크롬 니켈 등 합금철을 생산하는 소형 업체)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설비감축 계획을 이행한다. 합금철 업계가 금융위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합금철은 4월 현재 생산설비 89만3000톤중 26만톤을 이미 감축했고 향후 10만톤을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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