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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올 성장률 걸림돌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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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설비투자 내리막.. 1분기, 3년6개월만에 최저
산업 구조조정 속도내야 성장률 하락 부작용 줄어


파이낸셜뉴스

당장은 민간소비가 성장률을 갉아먹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앞으로의 복병은 설비투자다. 올 초 바닥을 쳤던 소비는 그나마 추세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설비투자는 올 들어 내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기업이 투자를 옥죄면서 올 1·4분기 설비투자는 3년6개월 만에 가장 부진했다. 특히 해운·조선업을 필두로 산업계가 본격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이 경제성장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정부 목표인 올해 3% 성장률은 물론 2% 후반대 달성도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 "설비투자 가장 걱정"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줄어들면서 전기 대비 5.9% 감소했다. 2012년 2.4분기(-8.6%) 이후 3년 반 만의 최저치다.

설비투자는 건물.기계.설비와 같은 고정자본설비에 새로 투자되는 증가분을 말한다. 기업이 생산을 위해 공장을 추가로 짓는 것이 설비투자의 대표적인 예다. 설비투자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투자를 꺼린다는 얘기다. 기업이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는 우선적으로는 제조업체에 쌓이는 재고 때문이다. 지난 1월 제조업 재고율은 1월 128.5%로 금융위기(2008년 12월.129.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2월에도 12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1월 72.3%로 2009년 4월(72.5%)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유일호 경제팀의 최대 고민거리도 설비투자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는 1월에 절벽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반면 추세적으로 설비투자는 내리막길을 지속하고 있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수출도 골치다. 올 1·4분기 수출 증가율은 -1.7%로 2008년 4분기(-7.3%) 이후 29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하루가 다르게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설비투자 전망도 녹록지 않다. 실제 기업의 경기전망 인식을 보여주는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3월 65(제조업 기준)로 2009년 4월(57) 이후 가장 낮았다. 4월에도 66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 구조조정, 성장률에 악재 될까

특히 최근 해운.조선.철강.건설.석유화학 등 5대 취약업종의 기업 구조조정까지 시작된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경제성장률에는 하락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로) 성장, 고용 일자리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은 고용, 투자, 수출 등에 영향을 미쳐 국내총생산(GDP)과 직결된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지난 3월 내놓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예상치(평균)는 2.5%다. 이는 지난 1월(2.7%) 대비 두 달여 만에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들은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산업생산도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악재로 꼽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구조조정 폭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어떻게 합병한다든지, 몇 명을 줄인다든지, 어떤 회사를 없앤다든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신중하게 고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기업 구조조정을) 질질 끌다가는 (성장률 하락 등의) 부작용만 나타날 수 있어 신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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