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구조조정 급물살] 한진해운 단기자금 마련 '발등의 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채권단, 추가자구안 '퇴짜'
3개월간 운영자금 필요한데 자산 매각까진 시간 걸려
조 회장 사재출연 여부 주목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운업 불황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했지만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 및 단기자금 확보방안을 보완하라며 신청을 반려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25일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1층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한진해운 채권단은 25일 한진해운이 본격적으로 자율협약을 개시하기 전까지 3개월간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단기자금 조달방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이날 제출한 약 4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방안과 용선료 협상안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지만 결국 단기자금을 누가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율협약이 본격 개시되기 전까지 수천억원의 회사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자금조달 금액보다 시기가 문제

한진해운은 이날 터미널 유동화로 1750억원을 확보하고 상표권 등 자산매각을 통해 1340억원, 부산 사옥 등 사옥 유동화를 통해 1022억원을 확보하는 등 총 4112억원을 추가로 마련키로 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동원하겠다는 자금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산매각 등 유동화 규모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문제 삼은 것은 자산 매각 등 한진해운이 제시한 방안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회사 운영자금 등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채권단은 신규 자금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채권단은 자산 매각 시기와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요구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율협약이 본격 개시되기 전 3개월 동안 회사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자산 매각 등을 기다릴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필요성도 거론하고 있다. 단기 자금을 마련하는 데 가장 빠른 방법은 조 회장의 사재출연이기 때문이다.

■용선료 인하도 시기가 관건

용선료 인하 협상도 단기자금 조달과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용선료 협상 시기와 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단기자금 조달에 이용할 수 있어야 자금조달의 실효성이 있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한진해운은 연간 용선료 1조원 가운데 계약조건상 인하 협상이 가능한 8000억원에 대해 연간 2000억원씩 3년간 6000억원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단은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와 함께 시기를 문제 삼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며 "용선료 협상도 최대한 이른 시간에 이끌어내 단기자금 조달에 보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 관계자는 "채권단이 지적한 세부사안을 확인한 후 다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해운의 총 부채는 6조6000억원이다. 이 중 금융권 차입금은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공모.사모채가 1조5000억원이고 선박금융이 3조2000억원 수준이다. 사채와 용선료, 선박금융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구조조정이 된다.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선박 임대계약을 하면서 현재 시세의 4∼5배의 용선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매출 7조7000억원 중 1조146억원을 용선료로 지급했다. 올해도 9288억원을 용선료로 지급해야 하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용선료만 2조99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이환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