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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석화업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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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제품 PTA 정리만 남아 SAP등 고부가제품 전환 가속


조선업과 해운업에 구조조정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정부가 취약업종으로 지목한 5대 업종에 포함된 석유화학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산업에 대한 민간 주도 구조조정 압박이 다시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PTA로 대표되는 범용제품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점차 힘들 것으로 내다보며 기술집약 고부가제품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사들은 저마다 대표 고부가제품을 내세워 중국 등 경쟁국과의 기술격차를 넓히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LG화학은 고흡수성수지(SAP)를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SAP는 1g으로 최대 500g의 순수한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물질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일의 보닉, 바스프 등 소수의 선진화학 기업들만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연간 36만t의 SAP를 생산해 생산능력으로 세계 4위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태양전지용 시트 등에 사용되는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1위다. 역시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하는 EVA는 국내는 20만t, 글로벌 시장규모는 400만~450만t에 이른다. 한화토탈이 1위, 한화케미칼이 2위로 한화 계열 화학사들이 국내 EVA 생산량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다우케미칼, 엑손 모빌, 미쓰이 등 글로벌 화학회사만 생산해 온 고성능 폴리에틸렌 개발에 뛰어들어 지난해부터 상업생산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의 고성능 폴리에틸렌인 넥슬렌은 SK가 100%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국내 주요 화학사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아직까지 전면에 내세우는 고부가제품군을 확보하진 못한 상태다. 다만,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사와 합작으로 여수공장 부지에 연간 20만t 규모의 SSBR, EPDM 등 특수고무 생산설비를 건설 중이며 내년 하반기엔 생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당장 5년 뒤를 예측하기도 어렵다"면서 "중국이 거대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따라붙는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아직은 차이가 있는 고부가제품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범용제품 시장은 금방 잠식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범부처 구조조정 협의체에서는 조선, 해운, 철강, 건설에 이어 석유화학을 5대 취약업종으로 선정하고 업종별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석유화학 업계 중에서는 PTA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압박이 지난해말부터 계속되고 있다. PTA는 폴리에스터섬유와 페트(PET), 필름 등의 주원료가 되는 제품이다. 중국이 자급률을 지속적으로 높이며 대중국 수출량이 큰폭으로 하락해 업계도 공급 과잉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현상을 실감하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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