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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 급물살] 산은, KAI 매각 속도 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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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매각가치 오르고 BIS 비율 관리도 필요


산업은행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등으로 위험자산이 급증할 우려에 따라 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비금융 자회사들의 매각도 서두를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출자전환 등으로 최대주주가 될 경우 산업은행의 위험자산 보유율이 높아져 자칫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의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BIS비율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기 때문에 비금융 자회사를 매각해 위험자산을 줄이고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산은 BIS비율 하락 우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조만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용선료 협상 및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 등에 따라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산업은행은 이들의 자회사 편입 여부에 따라 BIS비율을 관리해야 한다. 대출채권도 위험자산이기 때문에 현재 BIS비율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대출채권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할 경우 위험값에 따라 BIS비율을 재산정해야 한다. 주식의 위험값이 더 높은 만큼 산업은행의 BIS비율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14.28%로 지난해 3.4분기(14.83%)보다 0.55%포인트 줄어들었다. 보통주자본비율도 같은 기간 0.83%포인트 하락한 11.75%였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증자 또는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6월 정도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회사 매각에 대한 투자설명회(IR)를 계획 중이다.

■KAI, 올해 안에 매각할까

산업은행의 매각물 중 가장 큰 관심사는 KAI다. 두산그룹이 장갑차와 유도무기 생산업체인 두산DST를 매각하면서 시장 예상가보다 높은 7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두산DST의 매각에 따라 KAI의 매각가치도 상승한 상태다. 올 하반기 한국형헬기(KUH) 3차 양산 수주에 이어 4.4분기에는 미국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T-X사업 입찰(10조원 규모) 제안이 시작된다.

KAI의 매각가치가 상승한 만큼 올해 안으로 매각을 서두를 것이라고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한화그룹 등 국내 기업들이 KAI의 인수를 고민하고 있을지다.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을 통해 두산DST를 인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 등과 연합해 KAI를 인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인수를 타진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KAI의 지분 분할매각도 쉽지 않다. 외국인 지분율이 최대 21%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지분을 분할매각할 경우 외국인 주주들이 연합해 KAI의 지분을 취득할 우려도 있다. 현재 KAI의 외국인 지분율은 LIG넥스원(16.25%)이나 한화테크윈(9.71%) 등 다른 방산업체에 비해 높은 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조조정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는 KAI 등 비금융 자회사 매각 등 위험자산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등도 매각이 어려운 상황에서 위험자산 증가로 인한 BIS비율 관리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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