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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6년만에 또 구조조정?" 광주전남 건설업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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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택경기 호황으로 부실 가능성은 적어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정부의 구조조정 예상 5대 업종에 건설업이 포함되자 광주·전남 건설업계와 지역경제계가 또 흔들리고 있다.

건설업은 경제 기반이 취약한 광주·전남에서 지역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며 타 지역보다 지역사회의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다.

종합건설업체만 하더라도 광주 260개사 전남은 660개사로 직영 고용인력만 1만5천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전문건설업체와 현장 일용직 고용인력까지 합하면 10만여명 이상 고용돼 일하는 것으로 건설협회 측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나 광주·전남의 경우 건설업 외에는 지역에서 자생한 경제적 기반이 없다시피 해 건설업의 명암에 따라 지역경제 상황도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역경제계는 이 때문에 이번 구조조정으로 자칫 지역 건설업과 지역경제가 다시 휘청대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6년전인 2009~2010년에는 광주전남 지역 간판 기업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거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큰 시련을 겪었다.

도급 순위 선두권에 있는 대형 업체들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협력업체의 부도로 이어지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2009년 1월 삼능건설을 필두로 건설업체 1, 2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송촌종합건설, 중도건설, 한국건설, 새한종합건설 등이 줄줄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10년에는 광주전남 도급순위 1위 전국 12위 업체인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개시하더니 지역 건설업계 1~3위의 남양건설, 금광기업, 대주건설 등 대표적 업체들도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줄지어 쓰러졌다.

2010년 한해에만 광주전남에서 부도를 맞은 업체 수는 광주 70여개, 전남 30여개 등 모두 100여곳에 달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정부의 이번 구조조정으로 이같은 건설사 부도 회오리가 또 몰아 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6년전 건설업 대규모 부도사태로 뿌리채 흔들린 이후 최근 2~3년 주택경기 호황으로 숨통이 트였는데 그마저도 막힐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광주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구조조정할 때마다 건설사는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데 솔직히 어렵지 않은 업종이 어디 있느냐"며 "쓰러지기 전에 도와달라고 그렇게 말하지만 외면하다가 쓰러질 것 같으니 은행대출 막고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은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2009~2010년 당시 부도사태가 인위적 구조조정으로 시작됐다기보다는 자연도태에 가까웠고 이후 구조조정 대상명단에도 지역 기업은 없어 이번에도 인위적 구조조정에는 비켜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주택 경기 호황으로 지역 건설 상위업체들도 그만큼 자금 여력이 튼튼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다는 분석도 있다.

광주의 주요 건설업체로는 금호·호반·우미·중흥이 있으나 금호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돌출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업체는 없다는 것이 지역경제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전남도 상위권에 올라 있는 모아·대광·서령 등이 모두 주택건설업체로 퇴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 관계자는 "튼튼한 기업들도 구조조정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리면 자금 운용이 어려워지면서 부실기업이 되어버리는 부작용이 있다"며 "경제를 살리자는 것이 구조조정인 만큼 그 취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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