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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 본격화]현명한 후퇴?…한진해운 자율협약 ‘한진그룹주ㆍ은행주’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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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영규ㆍ양영경 기자]조선ㆍ해운업계 구조조정 바람과 함께 대한항공이 25일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을 하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자율협약에 의해 한진해운의 채무 구조조정이 채권단의 관리하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산업은행, NH농협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항공, ‘현명한 후퇴’= 이번 관리절차 신청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단독으로 지원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출자전환 등이 진행될 경우 지분율 희석은 물론 한진해운에 대한 소유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3.2%를 보유한 1대주주다.

때문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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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류제현ㆍ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자율협약이 시행되면 향후 한진해운의 재무 구조조정은 채권단의 관리하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한항공 및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한진해운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이번 자율협약 신청으로 사실상 경영권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추가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봤다.

KB투자증권은 내년까지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한진해운을 지원할 경우 필요한 자금 규모는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인수 이후 유상증자 및 대여금 등으로 자금을 지원한 바 있으며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유지분 장부가는 4448억원, 대여금은 22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추가적인 자금지원 부담이 줄어든 부분은 대한항공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단독지원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고 지원 리스크는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현명한 후퇴’라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여전히 대한항공에 책임을 물어 지원의무를 일부 부담시킬 수도 있으나 금액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과거와 달리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며 “이미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 부실화된 상황이었고 현대그룹의 경우처럼 완전히 책임을 갖는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봤다.

그는 오히려 “계열사 지원 가능성이 약화되었으므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면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3만9000원으로 상향했다.

▶대출규모 1조2000억, 금융권 리스크는 미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에 대한 금융권의 일반대출은 1조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대부분 특수은행에 대한 채무가 많고 시중은행의 비중은 적어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철호ㆍ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권 일반대출은 1조2000억원으로 파악되나, 대부분이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한 특수은행에 편중되어 있다”며 “한진해운 자율협약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산업은행으로 전체 60%에 달하는 717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NH농협은행(760억원), 수출입은행(500억원) 수준이었다.

반면 시중은행은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가장 많은 곳이 KEB하나은행으로 862억원이었으며 우리은행이 690억원, KB국민은행이 554억원, 부산은행이 80억원 수준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 파악한 전체 익스포저는 2180억원으로, 이 연구원 등은 “부담이 될 수는 없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 규모는 KB가 180억원, 하나은행이 100억원, 우리은행이 8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이 7%를 적립한다면 3개사의 대손상각비 부담은 114억원이고 KB국민은행처럼 32%로 하더라도 522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며 “평균 수준인 12%를 적용할 경우 3개사 합산 대손상각비는 2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실적에는 부분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한진해운에 대한 충당금 적립수준이 높지 않은데,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함에 따라 1분기 실적이 소폭 하향 수정되거나 2분기 충당금 부담이 소폭 증가할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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