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본격화] 회사채 시장 급랭…지난달 발행액 사실상 ‘반토막’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부실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기업의 주된 자금조달 창구 중 하나인 회사채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양대 해운사가 자율협약 수순을 밟으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 심리가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금융채, 은행채,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일반 회사채 발행액은 1조6029억원으로 전월보다 41.7% 감소했다. 사실상 반토막이 난 셈이다.

올해 1분기 일반 회사채 발행액도 7조8659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1조9790억원보다 34.3% 줄었다.

회사채 발행 시장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우량채 위주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있다.

3월 일반 회사채 발행액(무보증 회사채 기준) 가운데 86.7%인 1조3900억원어치가 우량 등급인 AA 이상 채권이었다.

AA 등급 이상 회사채 비중은 작년 12월 91.5%까지 올랐다가 올해 1월 89.7%, 2월 67.7%로 완화되는 모습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추세가 반전된 것.

지난 3월에는 비우량 회사채 가운데 특히 A 등급의 발행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A 등급 일반 회사채는 2월 7380억원(26.9%) 어치가 발행돼 작년 말부터 나타난 회사채 양극화 현상이 다소 완화되는 듯했지만 3월에 1500억원(9.4%)으로 급전직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운ㆍ조선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A등급 이하의 비우량 회사채 발행이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반 회사채와 달리 금융채와 은행채, ABS는 3월 발행량이 전월보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3월 일반 회사채, 금융채, 은행채, ABS를 더한 전체 회사채 발행액은7조596억원으로 한 달 새 10.7% 늘었다.

3월 말 기준으로 전체 회사채 발행 잔액은 398조5287억원으로 1조462억원 감소했다.

3월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을 통한 주식 발행액은 2213억원으로 84.4% 줄었다.

이는 2월 삼성엔지니어링의 1조2000억원대 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기저효과 탓으로 분석된다.

한편 3월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액은 116조2329억원으로 전월보다 16.7% 증가했다.

CP 및 전단채 발행 잔액은 160조1067억원으로 1조5000억원 가량 늘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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