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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은행들 '구조조정 타깃' 대기업 대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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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중기 대출은 늘려.. 구조조정 선제적 조치


올 들어 국내 주요 은행들이 대기업에 대한 여신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부실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부터 은행들이 지속적으로 부실 여신을 정리해왔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은행들이 원화대출금 증가에 적극 나선 가운데 대기업 여신 비중만 계속 줄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1·4분기 원화대출금은 전반적으로 전분기 대비 2조원(0.9%)가량 늘린 가운데 대기업 대출만 1230억원(0.6%)가량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호(SOHO)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1.3% 늘렸다.

반면, 지난 1·4분기 기업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750억원으로 전분기 55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1·4분기에는 해운업과 조선업 관련 충당금 전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4분기 대기업 대출금 잔액이 18조78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원(6.2%)가량 줄었다.

반면 중소기업, 소호 대출 잔액은 각각 1.5%, 2.6% 늘렸다. KEB하나은행의 가계 연체율은 지난 1.4분기 0.30%로 전년 동기 0.38%부터 지속적으로 낮아진 반면, 대기업 연체율은 같은 기간 0.59%에서 0.85%로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대기업 부실을 털어내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분기 전체 여신에서 대기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로 1년 만에 1.1%포인트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구조조정의 타깃이 되고 있는 조선4사 등 취약 업종에 대한 고정이하 여신은 지난해 4·4분기 8790억원에서 지난 1.4분기 7530억원으로 5%가량 줄였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2000억원(23%)가량 급감한 수치다. 대기업 연체율도 지난해 3·4분기 1.61%에서 0.13%로 크게 낮아졌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1·4분기 대기업 대상 원화대출금은 0.6%로 소폭 늘렸지만,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4%로 전분기 대비 0.1% 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편 총선 이후 조선과 해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정부 주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시중은행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선, 해운 업종에 대한 국내 시중은행별 익스포저는 가려져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 업종 대부분은 산업·수출입은행이 담당하고 있는데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부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타격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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