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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침몰' 해운업②]현대상선 구조조정 '산 넘어 산'…최상의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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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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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인하 협상 후 사채권자 채무조정

두 조건 충족하면 채권단 구조조정 시작
추가 유동성 지원 문제 "쉽지 않을 듯"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한 때 5대양 6대주를 휘젓던 국내 해운업계의 양대 축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생사의 걸림길에 서 있다. 현대그룹 계열인 현대상선은 내년말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가 1조4514억원, 한진해운은 1조107억원에 달한다.

외국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사채권자들의 채무연기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빚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백기를 든 현대상선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한진해운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원만히 처리돼 두 회사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계열사로 편입되는 쪽으로 정리되면 양사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지금 당장의 일은 아니다.

우선 현대상선의 첫 번째 목표는 용선료 인하 협상이후 사채권자들의 채권 상환 연기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후 채권단은 출자전환과 감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이 끝나면 그동안 진행했던 것처럼 채권단은 현대상선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선주들을 설득해 용선료 20~30% 인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 작업이 마무리 되면 곧바로 사채권자 달래기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조선업과 해운업이 절정이던 2010년과 2011년 80척의 배와 맺은 계약이 문제가 된 상황이다. 이후 현대상선은 물동량 감소와 운임료 하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시 현대상선이 맺었던 계약은 8000TEU기준 하루 1만 달러 수준"이라며 "이는 현재 시세보다 5배는 높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원활하게 마무리 될 경우 현대상선은 사채권자를 만나기 시작해야 한다.

현대상선은 7월까지 상환해야 할 3600억원 등 모두 8000억원 규모의 사채권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이 매매되는 만큼 사채권자의 정확한 명단을 파악해 만기연장을 설득할 방침이다.

하지만 사채권자들의 분위기는 차갑다. 단위 조합이 대부분인 사채권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채권자 비대위 한 관계자는 "투자한 돈 만큼 출자전환이 이뤄지고 그 이후 순서는 감자"라며 "이 경우 주가는 폭락하고 상승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채권단 역시 "사채권자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왜 채권단만 피해를 봐야하느냐"며 "사채권자의 동의가 없다면 법정관리 뿐이고 이 경우 모두 피해를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맞선다.

현대상선이 사채권자에 대한 설득이 끝난 이후부터 채권단 주도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방침이다.

채권단은 우선 출자전환을 단행하게 된다. 산업은행이 채권단 중 채권 비율이 가장 높은 만큼 산은이 현대상선의 지분 30% 수준을 가진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의 첫 관문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권 상환 연기 동의부터가 시작"이라며 "용선료 인하 협상도 잘 풀릴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자들의 형평성에 맞는 조치가 이뤄질 경우 출자전환이 진행될 것"이라며 "추가 자금 지원 문제도 그 이후에 논의될 문제로 언급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다음 단계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우선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의 채권상환 연기 동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급하다"고 덧붙였다.

rus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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