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전향적인 이주열…"한은도 적극 대응"(종합)

이주열 한은 총재, 시중은행장 9명과 금융협의회

"구조조정 과정서 금융시장 불안해지면 적극 대응"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기업 구조조정 지원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 구조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와중에 나온 언급이이서 더 주목된다. 발권력을 가진 한은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장이 불안해지면 유동성을 적극 공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돼서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 9명과의 금융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한은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경색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은행들이 옥석가리기를 잘 해서 우량기업들까지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일이 없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은행들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 순이자마진 축소와 일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한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기업구조조정이 본격 추진될 경우 은행의 경영 여건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은행들의 손실 흡수력이 양호한 상태이므로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 나온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윤종규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도 이 총재의 이런 발언에 “구조조정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한다”고 했다.

시중은행장들은 그러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손실 흡수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총재는 아울러 “지난 2월 총 9조원 규모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5월부터 본격 집행된다”면서 “은행장님들께서도 금번 대출지원 확대가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중은행장들도 “ 중소기업의 수출 설비투자 창업 고용 등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총재는 아울러 현재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최근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면서 “실물부문에서도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과 함께 부분적으로나마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이같은 긍적적인 신호가) 견실한 회복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장들의 생각도 이 총재와 비슷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의 향방, 주요국의 통화정책 차별화, 중국경제의 리스크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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