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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 실업대책, 독일ㆍ스웨덴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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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에 대한 전직ㆍ구직ㆍ창업서비스 중요

독일 고용전환회사ㆍ스웨덴 직업안정보장委 설치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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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몰아치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대규모 실업문제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가 이슈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실업대책이 뒷받침된 구조조정에 협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봐도, 어떤 실업대책이 나오느냐가 앞으로 정부 주도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1일 “필요하면 추가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 등에 비춰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한 체계적 전직ㆍ구직ㆍ창업 지원서비스 구축을 효과적인 실업대책으로 꼽는다. 특히 독일과 스웨덴은 이 같은 전직ㆍ구직서비스를 통해 실업률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산업구조 재편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나라들로 꼽힌다.

독일은 실업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전환회사(ETC)라는 제도를 실시 중이다. 전직지원서비스 기업 인지어스에 따르면, 고용전환회사는 해고자들이 바로 실직자가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실직 근로자를 수용하는 임시 회사 역할을 한다. 여기로 들어온 근로자는 각종 직업교육, 재정적 지원, 직업소개 등을 받는다. 소요되는 재원의 50%는 지방노동기관이, 나머지는 전 고용주가 부담한다. 산업구조 재편에도 불구하고 2007년 9.5%로 유럽 주요국 가운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독일의 실업률은 지난해 4.7%로 떨어졌다.

조선 등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로 아픔을 겪다 최근엔 스타트업(신기술 창업)의 메카로 거듭난 스웨덴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유럽연합(EU) 조사기관 유로파운드에 따르면, 스웨덴이 1974년부터 설치한 비영리기관 직업안정보장위원회(JSC)는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근로자에게 재정지원, 상담 및 직업훈련, 전직지원 등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한다. 고용주가 임금의 0.3%를 매년 기부하는 식으로 재원을 조달한다.

취업지원 전문가인 한재용 인지어스 코리아 대표는 “퇴직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의 의지,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될 때 구조조정에 대한 실업대책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노키아가 핀란드 대들보 역할을 하다 쓰러졌을 때 실업이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노키아의 경험ㆍ기술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많이 생겼다”면서 “우리도 단기적 실업의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새 살이 돋아날 수 있도록 좀비기업 생존을 돕던 지원을 창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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