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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장관은 이날 “국회 계류된 노동 4법에도 구조조정을 돕는 법이 있다”며 “파견법도 쟁점이 많지만,(이직이) 원활하게 되면 구조조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야당이) 노동 4법도 되도록이면 19대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노동자를 쉽게 해고하고 파견할 수 있도록 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기업으로서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파견법이 통과되면 제조업 파견과 55세 이상 노동자의 파견이 허용돼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복지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가 구조조정과 함께 추진하는 것이 신산업 육성과 산업구조개편이다. 정부는 신산업육성과 산업구조 개편의 핵심을 의료분야에서 찾고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을 통해 의료분야의 규제를 풀어 시장에 내놓겠다는 발상이다. 유 부총리는 “구조조정으로 전직이 잘돼야 한다”며 “서비스법도 통과되면 구조조정에 도움이 된다”며 서비스업 통과를 야당에 요청한 것은 이 때문이다. 야당이 고용불안과 의료민영화를 우려해 반대해온 노동4법과 서비스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새로운 논리를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개편을 활용해 만들어낸 셈이다.
정부는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막대한 재정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증세나 재정지출 확대에 큰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쉬운해고 등에 동의하되 기업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법인세를 인상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기재부는 이 역시 반대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는 세수걱정을 하는 것 같지만 나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문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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