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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위기의 현대重, 인력 3000명 감축..조선업계 구조조정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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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본격적인 구조조정 신호탄

7개 사업본부 500여개 부서도 100여개 이상 줄일 듯

대우조선, 2019년까지 1만2000명 감축

이데일리

[이데일리 최선 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경영난 악화를 돌파하기 위해 직원 3000명을 감축한다. 현대중공업 전체 직원 2만7409명(지난해 말 기준)의 약 11%에 해당된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조선업계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다음 주중 비상경영 체제를 공식 선포하고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휴일근무와 특근 등도 폐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가능한 방안을 동원해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복안이지만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최근 사업본부 대표 회의를 열고 인원감축, 조직 개편, 비용절감 등 다양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 임직원 수는 2만7409명이다. 이는 영업이익 5조5300억원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던 2010년 당시 임직원수 2만4222명보다 3200명 이상 많은 인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조5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대상 인원이 3000명을 웃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감축 대상에는 생산직도 포함돼 있어 회사 측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노동조합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노조 반발을 고려해 비조합원들인 기감(일반 사무직 차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구조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1월 사무관리직 1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이후 그 해 6월 권오갑 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인적 구조조정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데다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이 최악으로 치닫자 다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권오갑 사장은 이날 오후 울산 본사 1층 본관에서 백형록 노조위원장을 만나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수주 절벽에 따라 일감이 부족한 냉엄한 현실을 부인하지 말아야 한다”며 “회생을 위해 이제는 노조도 오로지 회사의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중공업 수주액은 지난 1분기 17억4200만달러로 전년 동기(30억1700만달러) 대비 42.3% 감소했다. 연초 목표 194억9500만달러의 8.9%에 불과한 수치다. 해양 부문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단 1기의 신규 수주도 없었다.

또한 조선사업, 해양사업, 플랜트사업 등 7개 사업본부에 걸쳐 500여개에 달하는 부서의 통폐합도 진행한다. 100개 이상의 부서를 정리해 수익성이 좋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300~400개 조직만 남겨놓겠다는 판단이다.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있는 해양·화공·플랜트 설계부서를 울산 본사 등으로 이전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가 최악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구조개혁 방안들을 고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 시점에서 확정되지 않은 구체적 내용에 대해 밝히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년간 4조4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 역시 대규모 인력감축을 예고한 상태여서 조선업계에 부는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오는 2019년까지 4만2000~4만3000명인 인력을 1만2000명 이상 감축해 임직원 3만명 규모를 유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규직 직원 1만3000여명 중 3000여명이 인력감축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모두 선박, 해양플랜트 등 향후 수년간 인도해야 할 수주잔량이 있기 때문에 급격하게 인력을 감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현대중공업의 경우 인력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같은 3000명 인력을 감축한다고 봤을 때 목표시한은 더욱 짧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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