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구조조정 칼 빼든 정부, 경기부양 카드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은행이 19일 올해 성장률(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연 3.0%에서 2.8%로 낮췄다. 지난해(2.6%)에 이어 2년 연속 2%대 성장이 예고된 것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3%대 성장이 무너짐에 따라 임기 4년차 초반에 여소야대 국면을 맞이한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에 적잖은 부담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통화와 재정 당국의 두 수장은 2%대 전망치를 들고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말로 부양카드 구사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적 대응에 대해 "나설 때가 되면 나서겠으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말로 갈음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아직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같은 '관망세'는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

■구조조정·성장방어 '두 토끼'

기재부는 공식적으로 현재까지 지난 연말 제시한 3.1% 전망치를 고수하고 있다. 사실 전망이라기보다는 '목표치'에 가깝다. "3.1% 전망치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지적하기보다는 정부가 아직 굉장히 의욕을 갖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석해 달라"는 게 (지난 14일 경제6단체 부회장단 간담회 때)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타 기관에 이어 이날 한은마저 2%대로 전망을 낮춤에 따라 유일호 경제팀에 가해지는 부양 압박은 한층 거세졌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최근 주목할 점은 정부의 셈법이 최근 더욱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4·13 총선 직후 부상한 기업 구조조정 이슈와 여소야대 정국이 최대 변수다. 정부로선 한 손으로는 경제에 생채기를 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부양 카드를 던져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논리상 양자는 상충관계를 이룬다. 다만 구조조정 범위가 좁고 신속히 이뤄진다면 얘기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는 있다.

이 때문에 금리인하나 추가경정예산 등 대규모 부양 카드보다는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장한 한국판 양적완화처럼 환부를 도려내고 '돈맥경화'가 있는 부위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는 미시적 수단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어나는 부양론

그럼에도 내년 대선정국을 앞두고 경제심판론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상당하다. 노무라증권 권영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패하면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구조개혁보다 부양책에 의존할 것"이라며 "이르면 6월 정부가 15조원 규모의 추경을 포함한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리는 현재로선 어려운 때를 대비해 '실탄(금리인하 카드)'을 아끼겠다는 게 한은의 기본 입장인 만큼 당분간은 인하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 전망이다. 또 이 총재가 직접 "통화와 재정정책, 구조조정이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 금융통화위원회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한은 단독으로 기업 구조조정이나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것 역시 인하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다만 이 총재 스스로 인하 여력이 있음을 시사, 양방향으로 가능성은 모두 열어놓은 상태다.

psy@fnnews.com 박소연 장민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