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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기재부·해수부 ‘현대상선 구조조정’ 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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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해운사 구조조정에 정부 액션”…김영석 장관 “순조롭게 진행, 원론적 말씀”

정부 주무부처 간 협의도 없어…선박 대여료 협상 등 난항 예상

경향신문

유일호 부총리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현대상선 구조조정’ 발언이 관련업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장관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 부총리의 발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부처 간 엇박자가 수면 위로 드러난 양상이어서 총선 이후 본격화하기로 한 구조조정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김영석 장관


김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유 부총리 발언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이미 현대·한진 등 기업 쪽에서 내놓은 자구책에 따라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자구책이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유 부총리가) 원론적인 말씀을 한 것 같다. 당장 현대상선에 대해 뭘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 부총리 발언의 의미를 축소했다.

주무부처 간 협의는 없었다. “미리 얘기된 것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장관은 “알 수 없다”며 “특별히 추가적인 (정책) 방향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주요 무역을 뒷받침하는 기반산업이 충격을 받을 경우 경쟁력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정부에서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달리 두 목소리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용선료(선박 대여료) 협상 결과가 중요한데, 잘될지 자신하기 어렵다”는 유 부총리의 발언이 진행 중인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김 장관은 “그간 해운 구조조정에 대해 말을 조심하고 문제를 증폭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왔다. (유 부총리의 발언대로) 걱정인 건 사실이니까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용선료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대 선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해수부의 스탠스도 그대로 유지했다. 김 장관은 “양대 선사는 정책적으로 필요하다”며 “협상이 잘돼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 15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자리에서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특히 “현대상선이 가장 걱정”이라며 “용선료 협상 결과가 중요한데, 잘될지 자신하기 어렵다”며 특정 기업을 공개 거론하기도 했다.

현재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은 채권단 지원을 계속 받기 위해 22곳의 외국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4월 말까지 진행되는 협상에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 유 부총리의 발언은 곧장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현대상선은 오전 9시30분 전 거래일보다 3.64% 내린 1985원에 거래되기 시작해, 전날보다 8.01% 급락한 1895원에 장을 마쳤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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