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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종합]세월호 2차청문회…"민관유착이 참사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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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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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2차 공개청문회를 통해 무리한 선박 증축과 이를 방조한 민관유착에 따른 총체적 관리 부실이 사고 원인이 됐음이 재확인됐다.

특조위는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차 청문회를 열어 세월호 선원, 청해진 해운·해경·해수부 관계자 등 증인 35명과 참고인 3명 등 총 39명을 대상으로 '세월호 침몰 원인과 선원 조치 문제점' '선박도입 및 운영과정 문제점' '침몰 후 선체관리 및 인양' 등에 대해 질의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질의 및 증언을 종합해보면, 규정을 넘어 선박을 증축한 청해진해운과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해운항만청 등 정부기관과의 유착이 대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다시금 확인됐다.

29일 오전 비공개 증인으로 출석한 청해진해운 해무팀 부장은 "세월호 시험운항에 해경 관계자를 초청해 숙박비를 제외한 나머지 경비를 청해진 측에서 제공했냐"는 질문에 "숙박비 일부는 해경이, 부족분은 청해진에서 채워줬다"며 "장지명 인천해경 해상안전과장에게 현금 20만원과 옥돔 등을 지급했냐"는 질문에 사실이라고 답했다.

앞서 청해진은 지난 2013년 2월15일부터 4박5일 간 안전관리규정심사위원회 담당 간부를 초청해 제주도로 시험운항을 했다. 이어 도착 직후인 2월19일 세월호에 대한 안전관리규정심사위가 진행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종운 특조위원은 "청해진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경에 향응을 접대했고, 이를 관리해야 할 담당자는 눈감아줬다"며 "민관유착이 밝혀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정원과 청해진해운과의 유착관계 의혹도 제기됐다.

박 위원은 김재범 청해진해운 기획관리팀장에게 "업무일지에 청해진 측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한 내역이 있다"고 질의했고, 김 팀장은 "인천연안터미널 주변에서 식사하다보면 얼굴 마주치게 돼 서로 밥을 샀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참사 당일 9시38분께 국정원 직원과 2분1초간 통화한 바가 있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선박사고위치, 구조 상황 등에 대해 얘기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고 직후 선사 측이 승객 구조를 위한 대처를 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김 팀장은 "참사 당시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선박 상태와 사고 원인 등을 확인했다"면서 "승객을 구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고질적인 '갑을관계'가 사고를 미리 방지하지 못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청해진해운 하청업체인 우련통운에서 현장팀장으로 근무한 이준수씨는 "청해진해운 관리자가 화물의 크기, 부피 등을 확인해 적재 지시를 내린다. 운임과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하역회사에서 손을 못대게 한다"며 "업무 지시를 받는 입장에선 (과적 위험이 있어도)의견을 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참사 당시 "승객들을 선내에 머무르게 하라"는 선사의 지시가 있었던 점도 밝혀졌다.

강혜성 당시 세월호 여객영업부 직원은 "회사의 지시로 선내에 대기방송을 했다"며 "당일 9시26분께 양대홍 당시 여객부 사무장에게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라는 연락을 받았다. 양 사무장이 '선사쪽에서 대기 지시가 왔다'며 추가 지시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 말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강씨는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본인 판단과 양 사무장의 지시로 대기 방송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은 "탈출 당시 남아있는 승객에 대해 김영호 2등 항해사에게 퇴선조치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해 앞서 검찰 조사에서 "퇴선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 진술을 번복한 바 있다.

이에 김서중 위원이 "검찰 조사 때는 퇴선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고 '다 나가라'고 말했다. 그때의 퇴선조치와 어떻게 다른가"라고 물었고, 이 선장은 "조사 당시 잘못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퇴선조치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이라고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사고 당시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 교신 녹취록이 조작, 편집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완익 특조위원은 김형준 당시 해수부 진도연안VTS센터장에게 "진도VTS와 당시 구조 선박인 둘라에이스호 간의 교신 기록에 백색작음이 삽입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모든 데이터는 원본으로 제공됐다.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2차 청문회에선 애초 증인으로 참석기로 한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이사와 김정수 청해진해운 물류팀 차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한결 세월호 3등 항해사와 박기호 세월호 기관장은 청문회를 통해 추가로 밝힐 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차기환 변호사 등 여당추천위원 2명과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철 변호사 등 총 특조위원 4명도 청문회에 불참했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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