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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은수미 "국정원서 고문당한 내가 부끄럽다"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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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시간 넘게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벌이면서 그가 과거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서 고문을 당한 사연이 재조명받고 있다.

은 의원은 지난해 7월 20일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 국정원 직원 일동이 공동성명을 낸 것에 대해 “국정원 직원들에게 묻는다, 진정 그대들은 부끄럽지도 않은가?”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해당 글은 그의 필리버스터에 힘입어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은 의원은 “20여년 전 그대들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한 후 사경을 헤맬 때도 원망하지 않았다. 나와 정반대의 입장에 서서 불법적인 고문을 하지만, 고민도 하고 부끄러움도 알며 기개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법 해킹 들킨 것도 부끄러울 판에 버젓이 야당 탓하는 공동성명까지 발표한다? 그것이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다‘는 정보기관원들의 태도인가?”라고 반문하며 “스파이가 공동성명 발표를 하다니 언제부터 사회단체가 되었나?”라고 지적했다.

은 의원은 지난 1992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고, 안기부 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다. 그는 고문 후유증으로 폐렴, 폐결핵, 종양, 후두염을 앓았고 장 절제 수술을 받았으며 밀실공포증과 고소공포증에도 시달렸다.

은 의원은 “나를 한 달 가까이 고문하면서 그대들이 한 말 기억하는가? ‘간첩 잡고 국제활동 하기도 바쁜데 어쩌다 국내사람인 어린 너를 고문하는지 더럽다’, ‘우리도 가슴이 덜컥 할 때가 있다. 언제인 줄 아나? 길을 걷다 우연히 우리에게 고문당한 사람을 봤을 때다’(고 했었다)”며 “이것이 당신들의 본모습인가?”라고 쏘아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통령 직속 정보기관이 더러운 해킹이 들통나면 매번 공동성명 발표하고 야당을, 국민을 위협할 것인가? 그것이 당신들의 애국인가?”라며 “그대들 같은 정보원에게 고문당한 내가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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