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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좌익효수 “직원 선거운동 금한 국정원법 위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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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막 친 채 첫 재판 받아... "위헌심판 제청 신청할 것"

한국일보

국가정보원 직원 ‘좌익효수’사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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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건의 댓글로 특정 여성과 가족에게 성적 폭언을 하고, 5ㆍ18 광주민주화운동과 야당 정치인을 왜곡하고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국가정보원 직원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의 선거운동을 금한 국가정보원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정용석 판사의 심리로 22일 진행된 국정원 직원 유모(41)씨의 첫 재판에서 그는 “(검찰이 적용한) 국정원법 조항은 헌법상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의 여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유씨가 문제 삼는 조항은 국정원 직원의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에 대한 선거운동을 금하고 이를 어길 경우 징역 7년 이하의 징역 및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국정원법 9조2항4호 및 18조 1항이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재판 중인 사건에 적용된 법률에 위헌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소송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재판부가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하는 것이다. 법원이 제청하면 재판은 헌재 결정이 있을 때까지 중단된다.

이어 유씨는 야당 인사들에게 욕설 댓글을 작성한 것에 대해 “정치적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할 뿐 선거운동이 아니다”고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개인 인터넷방송 진행자인 ‘망치부인’ 이경선씨와 남편, 딸을 모욕죄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검찰의) 공소제기에 문제가 있다”며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유씨는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이 좌익효수의 혐의를 인지한 지 2년 반 만인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유씨는 신분 노출이 허용되지 않는 국정원 직원이란 이유로 일반인 접근이 금지된 법원 내부 통로를 이용해 법정에 출석하고, 가림막을 친 채로 재판을 받았다. 앞서 유씨는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국가안보와는 관련이 없다”며 기각했다.

유씨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서 아이디 ‘좌익효수’로 활동하며 작성한 3,451건의 글 가운데 48개의 게시물이 모욕죄를, 10개의 게시물은 국정원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달 기소됐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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