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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가뭄에 바닥난 식수…목마른 산간마을 비상급수로 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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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맨살' 드러낸 증평 삼기저수지 (증평=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계속된 가뭄으로 충북 증평군 증평읍 율리 삼기저수지도 '맨살'을 드러냈다. 2015.10.23 ywy@yna.co.kr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6일 오전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대신리 북바우 마을.

구녀산 자락 좁은 비탈길로 7t분량의 물을 가득 실은 급수차가 위태롭게 올라왔다.

길이 좁아 급수가 가능한 물탱크 방향으로 차를 돌리는데만 한참이 걸렸다.

차가 올라갈 수 없는 물탱크까지 100여m 거리는 호스를 연결해 물을 끌어올렸다.

이 마을 반장 민병회(60)씨의 미간 주름에 그림자가 졌다. 올들어 이러기를 벌써 20번째다. 지난해 가을부터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올가을부터 마을 20t들이 물탱크가 비기 일쑤다.

이런 지경까지 이른 건 30년 만에 처음이다. 계곡물을 끌어모을 수 있는 물탱크가 생긴 이후에는 급수차로 물을 채워본 적이 없었다.

올해 강수량은 4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씨는 "당장 먹을 물은 급수차로 근근이 해결하고 있지만, 내년 농사가 정말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증평 삼기저수지 저수율은 20%대로 뚝 떨어졌다. 바싹 말라 갈라진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다. 내년 논밭에 용수 공급 대주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변 소전리 마을에는 지난 9월부터 매일 몇차례씩 물을 절약하자는 애절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마을로 울려 퍼졌다.

"물 좀 아껴써 주세요. 물탱크 물이 1t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마을 이장 김필수(64)씨의 목소리다.

이 마을도 2주 전 '비상' 급수를 받았다. 이제 아예 수시로 물 절약 방송을 하고 하루 3시간만 제한적으로 물을 공급한다.

오전 6시 밤새 찔끔찔끔 모은 물의 양은 10t가량, 1시간 동안 이 마을 21가구에 물을 공급하면 수위는 2t대로 떨어진다. 점심때까지 물을 모으면 다시 5t 수위를 회복한다.

하루 6번 물탱크에 올라 수위를 점검한다는 이장 김씨는 "앞으로 1주일 정도는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다음 주에는 또 급수차를 불러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환경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비상급수를 받는 지역은 전국에 100개 마을에 이른다. 차량으로 물을 공급받는 마을이 25곳, 제한급수를 받는 마을이 75곳이다.

차량급수를 받는 지역은 인천 14곳, 강원 4곳, 충북 3곳, 경북 3곳, 전북 1곳이다. 계곡물이나 빗물을 받아 쓰는 도서지역이나 산간마을이 대부분이다.

6∼8일 비 예보가 있지만, 해갈에는 턱 없이 부족한 양인데다, 내년 1월까지 큰 비 예보가 없어 가뭄은 계속될 것으로 청주기상지청은 내다봤다.

당국은 충북에만 20여 곳에서 관정을 뚫는 등 물을 확보하기 위한 눈물겨운 전쟁이 계속될 전망했다.

오남균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 소규모시설 팀장은 "관정 한 곳을 개발하는데 많게는 수천만원의 예산이 든다"며 "전국적으로 유례없는 가뭄인 만큼 물을 절약하는 것이 최선의 가뭄 대책"이라고 말했다.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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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드러낸 대청호 상류 (옥천=연합뉴스) 이승민 = 17일 오후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청호 상류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나 있다. 2015.10.18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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