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정치] 김만복 새누리당 입당 소식에 정치권 술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김만복 사진=중앙일보 강정현 기자]


5일 이른 아침. 국회 의원회관에 출근한 새누리당 황진하 사무총장이 부랴부랴 당 사무처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이 두달여 전인 8월 27일 새누리당에 입당했다는 기사를 접하고서다.<본지 11월4일자 8면>

김 전 원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한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던 황 총장은 급히 상황을 파악하느라 진땀을 뺐다.

김 전 원장의 입당 소식이 전해진 이날 정치권은 하루 종일 술렁였다. 새누리당에선 찬반이 엇갈렸다.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황 총장의 보고를 들은 당 지도부는 대체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장을 지낸 분이 입당한다는 건 새누리당에 희망이 있다는 의미”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김 전 원장이 이미 두 달 전에 당원이 된 사실을 몰랐던 김무성 대표는 “탈당 경력이 없으니 입당을 받아들여야 한다. 새누리당은 열린 정당이다”라고 말했다고 김영우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반면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김 전 원장이 사무실을 낸 부산 기장 지역의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 분이 트러블 메이커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코미디언 자질까지 갖췄는지는 몰랐다. 이런 도둑 입당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도 “김 전 원장은 과거 정보 유출이나 불법 조회 등의 문제로 새누리당이 여러 차례 고발한 인물”이라며 “그의 입당이 규정에 어긋나진 않더라도 당과 국민의 정서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황 총장은 “김 전 원장이 입당하던 시점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 때문에 하루에도 수백장씩 입당 원서가 몰리던 때여서 김 전 원장이 부각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김 전 원장이 '전향'한 것으로 봐야되지 않겠나”라고 수습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비난과 냉소적 반응이 함께 나왔다. 새정치연합 부산 해운대-기장을 지역위원회는 “김 전 원장이 지난 8월 새누리당에 입당한 사실을 숨기고 10·28 재보궐선거 당시 새정치연합 후보 행사에 참석해 지지발언을 했다.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추태이며 당적을 속이고 상대방 후보를 기만한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6일 김 전 원장 사죄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날 트위터에 “잘 갔습니다. (입당이)거절될 겁니다”라고 썼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노무현 정부 국정원장을 지낸 사람으로 황당하기도 하고, 역시 ‘김만복답다’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가영 기자 idea@joongang.co.kr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당신이 꼭 알아야 할 7개의 뉴스 [타임7 뉴스레터]

ⓒ 중앙일보: DramaHouse & J Content Hub Co.,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