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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국정원 블랙박스, 시동만 껐을 뿐인데… '사라진 28분'과 의혹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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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김병준 기자] 국정원 직원 A씨의 사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의 블랙박스 영상 중 일부가 삭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가정보원 해킹프로그램 담당직원 A씨의 죽음에 대해 각종 의문점이 남아있는 가운데 수색 현장이 찍힌 구급차 블랙박스 영상 중 일부가 삭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국정원 직원이 경찰보다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한 정황이 포착돼 현장이 훼손됐을 가능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0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의 블랙박스를 보면 오후 12시 30분부터 58분까지 약 28분간의 영상이 없다”고 밝혔다. 2시간이 넘게 기록된 영상 중 유일한 공백인 이 시간은 국정원 직원 A씨가 발견된 시간으로 추정된다.

또 박 의원은 “A씨의 자살사건 현장에 국정원 직원이 경찰보다 50여분이나 빨리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은 오전 11시 55분쯤 A씨의 주검을 발견했고 8분 뒤인 오후 12시 3분에 국정원 직원이 현장에 도착해 시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47분이나 늦은 12시 50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중앙소방안전본부의 해명도 석연찮다. 조송래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장은 “구급차의 시동을 껐기 때문에 영상이 찍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영상이 꺼진 시점인 12시 30분의 영상 속 장소와 다시 켜진 58분의 장소가 달라 ‘사라진 28분’에 대한 대한 의혹만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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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회 안전행정위 현안보고에서는 “이번 국정원 직원 A씨 수색과정에서 국정원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국정원 직원과 소방대원이 여러차례 연락을 취한 정황이 포착되며 의문점이 늘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은 “국정원 A씨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범죄 연관성 등 특이 행적은 발견치 못했다”며 “내사를 종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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