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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숨진 임씨 발견 장소에 국정원 직원들이 먼저…현장 훼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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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소속 양근서 경기도의원 정황 담긴 녹취록 공개

뉴스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국정원의 불법 해킹 사찰 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5.7.3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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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담당 임모 씨(45)의 수색 현장에 소방관보다 국정원 직원들이 먼저 도착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씨는 지난달 18일 오후 12시쯤 경기도 용인의 한 야산에서 자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 번개탄을 피워 숨진 모습으로 발견됐다.

국정원 직원이 먼저 도착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실 관계 은폐를 위한 현장 훼손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6일 경기도의회 양근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났다며 경기도재난안전본부로부터 제출받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 20분 29초~11시 24분 12초 사이 경기도재난본부 상황실 근무자와 현장 출동 소방관 간 통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상황실 근무자가 "보호자는 어디 계시는데?"라고 묻자 출동 소방관은 "보호자는 이쪽에 나온 거 같지 않고, 집에 있고, 직장동료 분이 근방에 계셔서 저희랑 한 번 만났다"고 말한다. 이어 상황실 근무자가 "아, 직장 같이 다니는 사람이?"라고 다시 묻자 출동 소방관은 "네, 직장동료가 인근에 계셔서 직장은 서울에 있으신 분이고 여기 화산리 쪽이랑 해서 자주 왔다 갔다 하신단다"고 답한다.

이후 두 사람은 임씨 보호자의 위치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상황실 근무자는 이때 다시 "지금 실종자 친구를 만났다면서?"라고 묻는다. 이에 출동 소방관은 "친구를 만난 게 아니라 직장동료 분이 인근에 있어 보호자한테 연락을 받고 저희랑 지금 만났다"고 말한다.

또 다른 녹취록에는 같은 날 오전 11시 35분 10초~11시 36분 33초 사이 또 다른 상황실 근무자와 현장 출동 소방관 간 통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녹취록에서는 상황실 근무자가 "이동펌프가 한 팀은 정상 쪽으로다가 수색을 하라고 한다"고 하자 출동 소방관은 "어디? 그 시궁산?"이라고 반문한다.

이어 상황실 근무자가 "도라지골, 도라지골이라고 그런다"고 전하자 출동 소방관은 재차 "도라지골?"이라고 묻고 이에 상황실 근무자는 "그 관계자한테 한 번 물어보라"고 말한다. 출동 소방관이 다시 "어디 관계자?"라고 하자 상황실 근무자는 "그 위치추적 관계자 같이 없느냐"고 하고 이에 출동 소방관은 "없다. 그 사람들 차 갖고 가서, 그 사람도 나름대로 찾아준다고"라고 답한다.

양 의원은 이에 대해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녹취록을 보면 소방본부는 현장에 있던 사람이 '직장동료'라고 했다고 전한다. 결국 이는 현장에 와 있던 사람이 국정원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또 (숨진 임씨의) 부인이 '직장동료가 인근에 있다'고 소방대원들에게 먼저 소개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간 불분명했던 국정원 직원의 현장 파견이 공식 확인된 셈"이라며 "또 '그 사람들도 나름대로 찾아준다고'라는 대목에서는 국정원 직원이 최소 2명 이상의 복수이고, 차량을 갖고 왔다는 것까지도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와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소방본부가 지난달 18일 오전 11시 11분 국정원 직원이 부인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타나 소방관과 2~3분간 대화했다고 했다"며 "구조대원들이 11시 10분경 2차 수색 동선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국정원 직원이 1분 후 그 자리에 나타났다면 이 사람은 과연 어디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는 것이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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