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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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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MBN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 사진=MBN


경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가정보원 직원의 마지막 유서 2장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20일 해킹 프로그램을 담당한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를 추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앞서 임씨는 A4용지 크기의 노트 3장에 유서를 남겼으며, 2장은 가족에게, 1장은 국정원장과 차장, 국장에게 전하는 말을 적었습니다.

경찰이 추가로 공개한 임씨의 유서에는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王)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 (아이들)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또 자녀들을 향해 "(큰딸에게)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학교 잘 마치고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막내딸에게)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아기. 힘들지? 좀더 친근한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되리라 믿는다. 사랑해"라고 전했습니다.

짤막한 네줄로 마무리된 1장에는 부모에게 "아버지.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죄송합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외 임씨가 국정원장 등에게 쓴 유서는 앞서 19일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이 유서에는 "(해킹 프로그램으로)내국인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다.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한편 경찰은 임씨의 사망 전 행적 조사를 통해 지난 18일 오전 4시 50분께 임씨가 집에서 나온 뒤 인근 마트에서 호일도시락 2개, 소주 1병, 담배 1갑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고 호일도시락은 번개탄에 불을 피우는데 사용한 것으로, 차량 뒷좌석과 조수석에서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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