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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국정원 '해킹' 의혹에 애타는 靑…"국정운영에 악재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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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 출신 이병기 실장은 RCS 알고 있었나?

뉴스1

청와대 /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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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로부터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RCS)을 구입한데 따른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정원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해당 프로그램이 '불법 감청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칫 그 '불똥'이 청와대로 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무엇보다 정권 출범 반환점을 앞두고 국정운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또다시 터져나온 국정원발 악재에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와대는 현 정부 출범 초기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상황. 이후에도 국정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등으로 잇달아 구설수에 올랐고,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메르스 사태도 진정 국면이고 당청관계도 봉합돼 모처럼 일 할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국정원에서 왜 하필 이럴 때…"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올해 취임 3년차가 돼서야 국정원을 처음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비공개'로 국정원을 찾아 대북(對北) 동향 등 업무현황을 보고받고 철저한 안보태세 확립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국정원 방문 사실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해킹프로그램의 구입·사용에 대한 의혹이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됐고, 이에 야당은 연일 그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국정원 소관 사항"이란 이유로 관련 언급을 애써 자제하고 있는 모습.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해킹'에 대해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그건 국정원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국정원이 '정부조직법'상 대통령 소속 기관인데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현 정부 들어 국정원장을 지낸 인물(2014년 7월~2015년 2월)이란 점 등을 이유로 "청와대가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 사실 등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국가안보실에 파견돼 근무 중인 각 부처 공무원들 중에도 국정원 직원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국정원의 설명대로 해킹프로그램 구입·운용이 대북 사이버전 대비나 방첩 활동을 위한 것이었다면 당연히 청와대에도 관련 보고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작년 말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발전소 관련 자료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올 3월 안보실을 중심으로 '사이버안보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키로 하고 안보실 내에 이를 전담할 사이버안보비서관 직제도 새로 만들었다.

국정원이 구입한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은 이명박정부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시절 구입한 것이다. 관심은 현 정부 들어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그리고 현 이병호 국정원장에 이르기까지 문제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운영 방식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쏠린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당시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진 RCS 구입 사실을 몰랐다"면서도 "RCS를 구입한 건 사실이나, 대북·해외 정보, 기술 분석, 해외 전략 수립·연구 목적으로만 썼고, 일반 국민을 상대로 쓴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올 3월 취임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원장 전에 국정원을 이끌었던 남재준 전 원장이나 이병기 실장이 이번 해킹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부터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전에도 국정원의 최고 책임자인 국정원장이 해당 프로그램의 존재 여부를 몰랐다면, 설령 불법적인 목적에 이용됐다 하더라도 알 수 없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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