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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2Q 대박' 기대했던 항공업계…메르스 직격탄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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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예상 실적 '하향조정'…아시아나 적자 전환 가능↑

뉴스1

대한항공 A380(좌), 아시아나항공 A380(우)©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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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국내 대형항공사들이 올 2분기에 기대이하의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저유가(低油價)' 기조가 2분기부터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여객수요까지 급감했기 때문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인천공항 국제선 운항횟수는 2만3729건으로 지난해 6월 2만2870건보다 3.8% 가량 늘었지만, 국제여객 이용객은 전년 동월 대비 9.2% 감소한 327만3142명을 기록했다. 인천공항의 국제선 월간이용객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메르스로 인해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국가 방문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노선 직항여객은 61만9453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24.7% 줄었다. 또 홍콩노선 직항여객은 13만6344명으로 46.9% 감소했고, 대만노선 직항여객의 경우 6만7211명으로 49.5% 줄었다.

국내 항공업체들은 메르스로 인해 방한수요가 급감하면서 2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메르스가 발병한 이후 지금까지 항공권을 취소한 사람은 약 28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지난달 대한항공의 국제 여객수는 전년 동월 대비 5.8% 가량 줄었다. 중화권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달 국제 여객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메르스 여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일본 등 단거리 노선의 운항을 축소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예약이 부진한 중국 17개 노선과 일본 나리타 노선 운항을 축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홍콩, 상하이, 하얼빈, 대만 등 중화권 7개 노선 운항을 줄였다. 두 항공사는 이번달에도 여객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중국, 일본 노선을 추가로 축소했다.

여객수요 감소와 운항 축소 등은 경영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9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당초 예상했던 1500억원보다 40%가량 감소된 규모다. 2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어든 2조80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유석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451만여명을 수송했고, 국제화물도 30만톤을 수송해 지난해 2분기보다 1% 가량 성장했다"며 "메르스 여파로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계속된다면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중국노선 비중이 높은 만큼 메르스의 영향을 대한항공보다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수송인원은 총 353만여명으로 당초 예상보다 7~8% 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예상 매출액도 당초 1조4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대로 하향 조정됐다. 영업이익도 1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90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6월 여객 수요가 14% 이상 급감했고, 중국노선 축소로 평균 탑승률이 76%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지윤 KTB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비중이 높아 메르스 여파로 피해가 큰데, A380 항공기를 신규 투입하면서 감가상각비, 이자비용 등이 겹치면서 실적악화가 불가피 하다"며 "당초 영업이익이 45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요급감으로 90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003년 사스(SARS) 발병 당시 여행금지·주의 조치와 함께 항공수요가 30%가량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국내 항공사들의 올해 2·3분기 실적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1분기 배럴당 평균 60달러를 기록했던 싱가포르 제트유가 2분기에도 배럴당 평균 59달러선을 유지해 저유가 기조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한국인의 여행객 감소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전염병의 확산 양상이 같지 않다는 점에서 추세를 관찰할 필요는 있다"며 "과거 사스 발병 당시 홍콩 케세이퍼시픽의 경우 수송 수요가 월평균 전년 대비 45% 가량 감소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업체들은 메르스로 인해 줄어든 중화권 관광객 수요를 다시 모으기 위해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관광공사 등과 손잡고 현지 여행사 대표 및 언론사 관계자 등을 초청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지창훈 총괄사장이 직접 중국 현지를 방문해 중국 3대 여행사 대표를 방문해 중국인들의 한국방문 협조를 요청했다.

rje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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