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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엘니뇨로 아시아 곳곳 가뭄 몸살…국제 곡물가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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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한승호 특파원 = 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시작된 '이상기온' 엘니뇨 현상으로 아시아 곳곳에서 가뭄 몸살을 앓고 국제 곡물가격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과 홍콩 문회보(文匯報) 등에 따르면 최근 한달 동안 태국, 필리핀 등의 강우량이 예년에 비해 40%가량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인도 남부를 중심으로 섭씨 50도를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계속돼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천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댐 수위가 '바닥' 수준으로 내려가고 곳곳에서 농업용수 부족은 물론 식수난까지 벌어지자 정부가 긴급대책에 나섰다.

북한에서도 10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 각지 농촌에서 모내기한 논의 30%가량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전했다.

이처럼 아시아지역 곳곳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것은 엘니뇨 현상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태평양 상공을 순회하는 무역풍이 약화하기 시작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나타난다.

호주 기상청은 지난달 12일 5년 만에 엄밀한 의미의 엘니뇨 현상이 발생했다고 선언하며 초여름에 엘니뇨 현상이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 중남미 지역에는 많은 비를 뿌려 폭우나 홍수를 부르지만, 아시아와 동부 아프리카에는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찾아온다.

이런 특성들이 현실로 나타난 아시아지역 가뭄이 내년 1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나와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엘니뇨 가뭄' 피해가 곡창지대의 농산물 생산 감소로 이어지며 곡물 국제가격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곡물 생산 비중이 높은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곡물 생산량 감소가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세계적인 쌀 재고량이 2008년 곡물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렀고 쌀 국제가격이 앞으로 40% 이상 급등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도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엘니뇨로 기초 식량을 비롯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면서 "세계 경제에 중요한 '꼬리 위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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