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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올해 농사 포기했어요" 가뭄에 목 타는 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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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강원 강릉시의 상수원인 오봉댐이 바닥을 드러냈다. 강릉시 성산면의 한 주민은 “가뭄은 그동안에도 종종 있었지만, 오봉댐이 바닥을 드러낸 적은 없다”며 “지난해부터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강물이 이렇게 말라붙은 건 처음”이라고 걱정스러워했다.

이같은 상황은 인천시 강화도 마찬가지다. 흥왕리에서 농사를 지어온 한재철(71)씨는 “주말에 소낙비가 내리긴 했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벼가 완전히 말라죽어 아예 올 농사를 포기해버린 집들도 여럿”이라고 말했다.

강원 중부지방이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 죽어가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단비가 내렸지만, 내린 비(기상청AWS기준)는 강원 횡성·강릉 2㎜ 속초 14.5㎜ 강화 24.5㎜ 등에 불과해 메마른 땅을 적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과 기상청에 따르면 강수량 부족으로 인천과 경기, 강원, 경북 등 4개 시·도, 27개 시·군의 논밭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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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2015년 1월1일~6월14일) 전국 누적강수량은 286.7㎜로 평년(348.4㎜)과 비교해 78%에 불과하다. 특히 강원 영동은 39%(141.9㎜) 서울·경기는 55%(161.5㎜)에 그쳤다. 특히 속초(139.8㎜)와 강릉(144㎜)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비가 적게 내렸다.

인천 강화군은 132.1㎜로 2001년(120.4㎜) 이래 처음으로, 경북 울진군은 165.8㎜로 1981년 이래 최저다. 중부지방을 말라붙게 한 최악의 가뭄은 겨울에 이어 봄까지 한반도 위에 자리잡고 비구름을 쫓아낸 고기압 영향이 크다. 1~2월에 충분하게 눈비가 내려야 했지만,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며 눈구름대가 남서해지방으로 치우쳐 중부지방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이 때문에 충청이남지방에는 눈폭탄으로 대설특보가 자주 발령됐지만, 중부지방에는 건조경보가 더 자주 내려졌다. 봄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비구름이 비켜가면서 강수량이 애년에 비해 급감했다.

정부는 중부지역 가뭄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원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뭄 상황에 따라 한발대비용수개발 125억 원, 재해대책 500억 원, 저수지 준설 50억 원 등 총 625억 원을 지자체별 가뭄상황에 따라 선제로 집행키로 했다.

또한 양수기 3030대와 관정·들샘 1200공, 급수차 1401대, 송수호스 345㎞, 하상 굴착 867개소 등 긴급용수개발·공급 장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가뭄 농경지 비상급수에 주민과 공무원, 군경 등 1만 6330명도 투입키로 했다. 농식품부는 군인력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국방부에 인력 협조를 요청했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가뭄대응 강화를 위해 대책기구를 ‘가뭄 및 수급대책 상황실’로 확대, 상황실장을 차관으로 격상해 가동 중”이라며 “물 부족 지역에서 생육지연 및 수량감소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피해방지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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