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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세월호 추모 분위기속 차분한 광주 서구을 보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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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앞 분간 어려운 안개판세…여·야·무소속 모두에게 기회의 선거구

연합뉴스

광주 서구을 보선 출마 천정배 후보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6일 오전 광주 서구 금호동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2015.4.16 cbebop@yna.co.kr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선거 시작일인 16일 광주 서구을 선거구에서 차량 통행 등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이른바 풍금4거리에 후보들의 선거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풍금 사거리는 금호동에서 풍암동으로 이어지는 왕복 6차로의 4거리.

주변 상가는 물론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유동인구는 물론 서구을 유권자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요지 중 요지다.

아침 이른 시간부터 후보와 같은 색의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은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팻말을 흔들고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후보를 연호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고 유세차량의 확성기는 꺼져 있는 등 그 여느 선거와는 확연히 달랐다.

일부 운동원들은 행인에게 후보자 명함을 건네면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달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공식 선거일 첫날로 기선을 잡기 위한 후보 간 각축전이 예상됐지만 정작 후보자나 선거 운동원은 물론 유권자도 차분한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요란해야 할 선거 개시일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분위기 파악을 못했다가는 된서리를 맞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대부분 후보들은 유세 시작전이나 중간에도 광주시청이나 광주YMCA에 마련된 분향소에 참배 일정을 꼭 넣는 등 세월호 희생자 추모의 마음을 전달했다.

일부 후보는 아예 유세일정을 없애고 세월호 추모 행사 위주로 하거나 대폭 줄이기도 했다.

새누리, 새정치연합, 정의당 등 여·야 정당후보와 무소속 후보 등 5명이 출사표를 던진 서구을 선거구는 말 그대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의 선거구다.

'성완종 파문'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변수가 터지는 상황에서 후보진영들은 맞춤형 선거전략을 짜내느라 적지 않은 고생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좀처럼 속마음을 열지 않는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후보자들의 애간장도 타들어가고 있다.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여당의 최대 메리트인 일꾼과 지역발전론을 전면에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39.7%의 지지를 보여준 이른바 '어게인 이정현'을 외치고 있다.

주민 김모(64)씨는 "나는 30년 넘게 야당만을 찍어왔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며 "이제는 다른 당도 찍어볼 생각"이라고 여당 후보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이라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조영택 후보는 무능한 현 정부를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길이 지역민이 살길이다고 호소했다.

현 박근혜 정부가 인사, 예산지원 등에서 호남 홀대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불신은 '미워도 다시한번, 그래도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바닥정서가 만만치 않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45)씨는 "여당은 선거때 만 되면 지역발전 공약을 들이댔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광주가 살려면 무엇보다 우선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열변을 토했다.

회사원 최모(41)씨는 여야를 떠나 기존 정치권의 행태 자체에 식상함을 드러냈다.

최씨는 "정말 변하려는 정당이 없어요. 다 말로만 합니다"며 "투표를 해야할 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50대 한 자영업자는 "이번 선거처럼 야권이 여러 갈래로 찢어진 경우는 못 본 것 같다"며 "야당의 책임이 크다. 야당을 바꿀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의당 강은미 후보는 "야당 다운 야당 대안세력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했으며 무소속 조남일 후보는 통진당을 해산한 정부를 심판하고 노동자 권익보호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천정배 후보는 호남정치 개혁과 일당 독점주의 타파를 슬로건 등으로 내걸고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안갯속을 걷고 있는 서구을 보선은 투표함을 열어보는 그 순간까지도 예측이 어려운 그야말로 후보들에겐 피를 말리는 싸움이 되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총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보더라도 전통적으로 야당을 지지하기도 했지만, 여당 후보에게 40%에 육박한 지지를 보냈다거나 진보세력에게 당선증을 안기기도 했으며 무소속 후보도 약진하는 등 유권자의 전략적 선택이 적지 않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nic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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