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업권 현실과 맞지 않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채무자 신용도 은행이용자보다 낮고 금리 제각각…2금융에 맞는 다른 대책 필요"

뉴스1

은행권 최저 금리인 연 2.6%대 안심전환대출 출시 사흘째인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안심전환대출 전용 창구에서 고객들이 대출 신청을 하고 있다. 2015.3.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려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신청이 몰리면서 대상자가 아닌 2금융권 대출자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안심전환대출을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2금융권에서는 현실과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2금융권 대출자들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자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권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안심전환대출을 2금융권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덩치라도 커서 손실을 감당할 수 있겠지만 저축은행은 다 합쳐도 시중은행 하나의 규모 정도"라며 "지금의 안심전환대출을 일괄적으로 수용하는 건 현실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의 경우 이번 안심전환대출로 연 1500억원~200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평균금리 3.5% 수준인 기존 대출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고 대신 2%대 중반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떠안으면서 역마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2금융권에 안심전환대출을 그대로 적용하면 시중은행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시중은행이 평균 3.5%의 주택담보대출을 운용하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5~10%대라서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경우 손실폭이 더 크다.

또 2금융권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1금융권에 비해 낮기 때문에 연체가 발생할 경우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위험이 높다는 점도 안심전환대출을 적용하기 힘든 이유로 지적된다.

한 2금융권 종사자는 "2금융 대출자는 보통 시중은행에서 먼저 선순위로 대출받고 부족한 부분을 2금융에서 후순위 채권으로 대출받는 경우가 많다"며 "나중에 부실이 생기면 시중은행은 채권 회수가 거의 보장되지만 우리는 시중은행이 가져간 나머지를 받아야 하기에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2금융권에서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한다고 해도 난관은 또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각 은행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금리가 5~12%대로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2%대로 정해져 있는데 기존 5~12%의 금리를 하나의 수준을 정해 일률적으로 고정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며 "이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던 저축은행 고객이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권에서는 현재의 안심전환대출을 2금융권 사정에 맞게 수정해 적용하거나 별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따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업권 사정에 맞추려면 우선 현재의 2.6%대인 전환대출 금리를 조금 더 상향 조정하고 하나의 금리 수준로 못을 박지 말아야 한다"며 "이자 경감에 따른 손실도 주택금융공사에서 2금융회사에 일정 부분 보증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