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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청와대 직원 사칭해 10년간 7억 뜯어낸 전직 우체국장출신 70대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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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년이 넘도록 청와대 직원을 사칭, 행정소송에서 이기도록 해주겠다며 7억원을 뜯어낸 70대가 붙잡혔다.

17일 상습사기 혐의로 민모(71)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씨는 김모(61)씨가 18억원을 투자한 마사회 장외발매기 인·허가 사업이 취소되자 인맥을 동원해 행정소송에서 승소하게 해주겠다고 속여 지난 2002년부터 10년 동안 450여 차례에 걸쳐 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우체국장인 민씨는 김씨에게 "청와대에서 국정원과 경찰청 정보를 취합해 상부에 보고하는 일을 한다"고 사탕발림을 한 뒤 "경기도의원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등 지인들을 동원해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속였다.

민씨는 자신이 말한 경기도의원이나 이 전 대통령의 처남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본적도 없었다.

민씨는 김씨가 자신을 믿도록 하기 위해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주변에서 김씨를 만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민씨의 사기 행각은 민씨를 의심한 김씨의 매형이 청와대 등에 민씨가 실제로 근무하는지 확인하는 편지를 보내면서 끝이 났다.

김씨의 매형은 민씨가 청와대 직원이 아니라는 회신을 받고 민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에서 민씨는 "우체국장을 그만둔 뒤 무직 상태에서 빚을 갚고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경찰은 민씨 계좌 거래 내용 등을 분석해 피해자가 더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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