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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종합2보]이병호 청문회, '국정원 정치중립·개혁'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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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천정인 박세희 전혜정 기자 = 국회에서 16일 실시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국정원의 정치 중립과 개혁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 등을 언급하며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거듭 강조했다.

◇野, 국정원 정치 중립 강조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은 "국정원 정치개입과 정치관여는 금지돼야 하고 국정원장은 이를 지키기 위해 정권의 운명에 좌우되면 안된다"며 "유능한 사람들이 (국정원장으로) 와서 안보라는 이름으로 정치에 관여하다 몰락하는 것을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은 "국정원 개혁의 본질은 국내정치 개입 금지 부분"이라고 전제하고, 이 후보자가 게재한 기고문이나 대학교 강연 등을 근거로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국정원 댓글 사건을 두고 "조직적 선거개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이 후보자의 기고문을 언급하며 "국정원 조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당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배경에서 그런 글 썼고, 개인 의견 표출이라는 점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우윤근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국정원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공작'을 벌였다는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폭로를 언급하며 "국정원이 비열한 방법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전직 국가원수에 대해 (공작을 했다는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런 얘기가 또 나온 것 참으로 당혹스럽다"며 "진실을 좀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 후보자가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5·16 쿠데타 지지행진에 참석했던 이력을 강하게 비판하며 5·16쿠데타에 대한 역사인식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저는 역사적인 사건을 국가안보에 기여했느냐, 안 했느냐의 관점에서 보는 습관이 있다"며 "이 사건은 국가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어 박 의원이 계속해서 5·16 쿠데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정회 시간에 (다시) 연구했다"면서 "법률적 학술적으로 쿠데타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같은 당 문병호 의원은 이 후보자의 친인척들이 미국 영주권·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미간 이익 충돌이 생겼을 때 미국에 불이익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 문제에 가족이 끼어들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저의 애국관이 절대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이해 충돌있을 땐 절대로 대한민국 국가의 이익만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與, 국정원 업무수행 능력에 방점

반면 여당 의원들은 국정원 정치중립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국정원의 본연의 임무인 합법적인 정보수집과 대테러 임무를 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강길부 의원은 "국제적으로도 정보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열한 정보경쟁이 이뤄지고 있고, 북한과 적대관계인 만큼 정보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정원 개혁은 당연히 그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하는 바람에 권력기관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국정원이 대북한정보 수집이나 대테러 업무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다면 (권력기관이라는) 얘기를 듣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권력기관이라고 불렸던 군에 대해 지금은 권력기관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국정원이 권력기관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국정원 개혁의 요체는 바르게 운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바른) 운영을 통해 국정원이 권력기관이라는 의식을 국정원 직원들에게서 지우도록 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정원 운영 대한 우려와 당부도

아울러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향후 이 후보자의 국정원 운영에 대한 우려와 당부가 계속됐다.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정보라는 것은 첨단화되는 추세"라며 "현직에서 오래 떠나있다가 (돌아오는 것이어서) 잘 적응을 할 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역시 "이 후보자가 현직에 있을 때보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며 이 후보자가 사이버전에 대한 대응에 미흡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기술적 부분을 모른다는 지적은 동의할 수 있지만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미흡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이버는 새로운 안보영역이고 정보영역이라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철저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이버 분야는 전문가들을 철저하게 활용해 사이버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토록 정책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은 "국정원은 정보수집권밖에 없다. 그것을 가공하고 배포, 집행하는 권한은 없다"며 "국정원 문제는 집행에서 발생했다.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도 "2008년 김정일의 칫솔질까지 파악 가능하다고 한 국정원이 김정일 사망은 52시간 동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조선중앙티비 방송을 보고 알게 됐다"고 지적하며 "정작 알아야 할 것은 모르는 이런 부분들이 국민들에게 이상하게 생각되는 부분이다.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강길부 의원은 "탈북민을 통해 정보가 수집되는 측면도 있고, 이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통일이 긍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지원 대책이 미흡하다"며 "관련부처와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말했다.

◇비공개 질의…이 후보자 "역사의 죄인 되지 않을 것"

공개 질의가 끝난 후 정보위원들은 이 후보자에 대한 비공개 질의를 1시간여 동안 실시했다.

이에 관해 정보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후보자가 전문가고 오랫동안 근무했다. 떠나서도 국정원과 관련해 많은 자문과 기고 등을 했다. 정보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해박하다. 오늘 답변도 거침없었다"고 평했다.

비공개 질의에서 이 후보자는 향후 국정원 운영 방침에 관해 "바른 국정원을 만들어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밖에 이 후보자는 최근 정종욱의 통일준비위원회 민간부위원장의 '흡수통일' 발언에 대해 "적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이 밝혔다.

정보위는 오는 17일 오전 9시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saysaysa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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