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6 (수)

서울시 “용산 화상경마장 반대” 재천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개장 재고” 입장 전달… 주민 고소·고발 취하도 제안

마사회, 권익위·교육감 등 잇단 제동에 대처 고심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11일 용산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를 방문해 개장을 재고해달라는 서울시의 입장을 다시 전달했다.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와 서울교육청이 잇달아 개장 반대 입장을 강하게 천명하자 마사회는 향후 대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경향신문

화상 경마장 찾은 임종석 부시장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오른쪽)이 11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을 찾아 개장에 반대하는 주민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임종석 부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화상경마장을 방문, 안효진 용산지사장 등 3명의 마사회 관계자들과 만났다. 임 부시장은 “국민권익위원회가 화상경마장 용산 이전 반대 의견을 냈다. 주민들은 마사회가 국민권익위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법하다고 밀어붙여서는 안된다.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화상경마장 시범운영의 중단, 입점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도 제안했다. 앞서 마사회는 경마장 입점에 반대하며 농성한 주민 15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또 다른 주민 8명을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마사회 측은 “국민권익위 의견은 비합리적이었다”고 맞섰다. 다만 서울시의 고소·고발 취하 제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현행법상 사행성 레저시설은 초·중·고교로부터 200m 이내에 설립할 수 없다. 용산 화상경마장은 이를 살짝 벗어나 있다. 성심여고와의 거리는 불과 235m다. 반경 500m 내외에는 6개의 학교가 있다.

임 부시장은 주민들과 만나 “오늘 면담 내용을 시장에게 전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시장과 마사회장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다음주엔 국민대통합위원회도 방문해 화상경마장 문제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들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임 부시장에게 “앞서 서초구에도 경마장 입점 시도가 있었는데 인근 학교의 문제로 건축허가가 취소된 바 있다. 자치구마다 행정에 차이가 나 한쪽만 피해를 입으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마사회 측은 서울시와 서울교육청이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라고 요구해옴에 따라 대처를 고심하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서울시와 교육청까지 나서고 있으니 향후 대화의 창구는 열어둘 것”이라며 “국민대통합위 갈등조정센터를 통해 소통하는 방안에도 응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는 경마장 반대 시위를 벌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현장검증기일이 진행됐다. 같은 시각 경마장 건물 바깥에서는 성심여중·고 학생 120명이 경마장 입점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경마장 반대’라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검증단이 바깥으로 나오자 “판사님, 도와주세요” “학교 다니기 무서워요”라고 소리쳤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