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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7·30 격전지] 전남 순천·곡성…'왕의 남자' 이정현vs서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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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통진당 수성 위해 출격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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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7·30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순천·곡성 보선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의 당선무효형이 지난 6월12일 대법원 판결로 확정되면서 치러지게 됐다.

전남 순천·곡성은 호남 지역 특성상 전통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서갑원 당시 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진 2011년 4월 보궐선거와 2012년 19대 총선에서 내리 김선동 의원이 당선돼 통합진보당의 아성(牙城)이 된 지역이어서 야권내 두 정당간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또 다른 이유에서 전남 순천·곡성 보선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왕의 남자'간 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새누리당 후보로 출격했다. 여기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서갑원 전 의원이 당내 치열한 경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하면서 전·현직 대통령 측근간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이 전 수석은 전남 곡성 출신으로 순천 주암중학교와 광주 살레시오고, 동국대를 졸업했다. 이 전 수석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오랫동안 사무처 당직자로서 활동하다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재임 시절 당 부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 전 수석은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엔 줄곧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다.

새누리당 불모지인 호남에 대한 이 전 수석의 도전은 이번이 4번째다. 이 전 수석은 지난 1995년 광주 광산 시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실패한 것을 시작으로, 17대 총선과 19대 총선에서 잇달아 광주 서구을(乙)에 도전장을 던졌다가 쓴 잔을 마셨다. 그래도 19대 총선에선 39.7%라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그의 '무모한 호남 도전'은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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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갑원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News1 서순규 기자


서 전 의원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순천 매산고등학교와 국민대를 졸업했다. 서 전 의원은 1992년 노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2002년 대선 당시 의전팀장을 거쳐 청와대 의전·정무1비서관을 지낸 친노(친노무현) 직계로 분류된다.

2004년 '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 때 순천에서 당선된 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2011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왕의 남자'간 대결이지만 두 사람의 선거 전략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로서 지역발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지역발전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지난달 30일 순천 정원박람회장에서 가진 출마기자회견에서 "순천·곡성을 포함한 전남 동부권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의 명품도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고루 갖춘 축복의 땅"이라며 "저에게 기회를 주시면 순천·곡성을 포함해 전남 동부권의 발전을 적어도 10년 이상 앞당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18대 국회의원 시절 '호남 예산지킴이'라는 별명을 얻은바 있다. 예산 폭탄을 퍼부을 자신이 있다"면서 "이번에 순천·곡성 유권자들이 선거기적을 만들어 주시면 이제 '호남 인재지킴이'라는 평을 듣도록 중앙행정부처의 호남 인재들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박근혜정권 심판론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선거를 '노무현 대 박근혜'의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포석으로 읽혀진다.

서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순천시의회에서 가진 출마기자회견에서 "곡성과 순천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이번 보선은 국민 무시, 야당 무시, 호남 무시의 정부인 박근혜정부 심판의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 전 의원은 이어 "이명박 정권에 정치적 탄압을 받은 노무현 대통령의 적자로서 정치 탄압으로 단절된 지역 발전을 정상화 시키겠다"면서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는 불통정권을 끝내겠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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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순천.곡성 보궐선거 후보인 이성수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 News1박준배 기자 박준배 기자


이들에 더해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선 이성수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은 순천·곡성 수성(守成)을 다짐하고 있어 치열한 3파전이 전망되고 있다.

이 전 기획실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 광덕고와 중앙대를 졸업했다. 이 전 기획실장은 한총련 조직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대학 졸업 후 광양제철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다.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통합진보당 전남지사 후보로 나선 바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정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미 이 대표는 2주전부터 순천에 상주하며 바닥민심을 훑고 있다.

순천·곡성 보선은 새정치연합의 경선 방식이었던 '선거인단 선호투표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구희승 변호사가 얼마나 득표력을 보일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 공동대표측 인사로 분류됐던 구 변호사는 순천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구 변호사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합격한 수재로, 중앙부처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서 전 의원과는 지역 명문고간 대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함께 순천과 곡성간 소지역주의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기준 순천의 선거인수는 21만5000여명으로 곡성(2만7000여명)에 비해 8배 가량 많은 편이다. 이로 인해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새정치연합 후보인 서 전 의원의 낙승을 예상하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다만 이 전 수석이 후보들 중 유일한 곡성 출신이어서 몰표가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다 재보선 특성상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야권 후보들간 표 분산도 예상되고 있어 이 전 수석의 '지역발전론'에 힘이 실릴 경우,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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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구희승 변호사.2014.6.30/뉴스1 © News1 서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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