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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기자수첩]안동시의회 의장단 선출, 새누리 의원 '내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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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우여곡절끝에 제7대 경북 안동시의회 전반기 의장단이 꾸려졌다.

3차 결선까지 치렀지만 승부를 못내자 안동시의회 회의 규칙에 따라 연장자인 김한규(61) 의원이 김성진(54) 의원을 물리치고 의장에 선출됐다.

의장이 되면 갖가지 혜택이 뒤따른다.

관용차량(안동은 에쿠스)과 운전기사 1명, 수행비서 1명이 배속된다. 부속실에는 여직원 1명이 대기한다. 매달 급여 이외에 업무추진비(안동은 240여 만원)도 지급된다.

무엇보다 대외적인 상징성이 더욱 크다.

해당 자치단체 주민들을 대표해 각종 국내외 회의 및 행사에 참석한다. 경비는 해당 자치단체 몫이다. 혹자는 "의장에 당선되면 일반 의원들보다 10배 이상의 위상을 갖는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이 같은 혜택과 위상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개인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탐내 볼 만한 자리다.

그러나 통상 의장선거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음 선거를 대비해야할 국회의원들로서는 자기 사람을 심어 그동안 지역을 다져 놓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텃밭인 안동시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당초 6·4지방 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의장은 김성진 의원이 내정됐다는 설이 파다했다. 김 의원이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의원이기 때문이란 설명도 덧붙여졌다.

김광림 국회의원은 그러나 공식적으로 중립을 선언했다. 최근 상가집에서 김성진 의원을 만났을 때도 '괜한 구설수에 오르지 않겠다'며 자리를 함께 하지 않았다고 당시 참석자들은 전했다.

안동시의원 18명 중 새누리당 소속이 12명, 무소속이 6명이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만 잘 단속해도 의장단 선거 분위기를 여유롭게 김성진 의원쪽으로 몰 수 있는 숫자이다. 무소속 의원도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새누리에 가까운 성향의 의원들로 알려져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런데 반란(?)이 일어났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중 1차투표에서 최소한 4명, 2차 및 결선 투표에서 3명이 김한규 의원에 투표했다. 무소속 의원들도 김한규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김성진 후보가 과반 득표에 실패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당황스러워 했다. 오전 10시40분께 잠시 정회된 틈을 타 의원실에 모여 집안단속 겸 의견 조율에 들어갔다. 그러나 50여 분이 지나도록 합의는 도출되지 않고 시간만 흘러갔다.

임시의장을 맡은 이재갑 의원은 그 사이 몇차례 회의속개를 알리며 의원들의 본회의장 입장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를 따라준 의원은 거의 없었다. 임시의장은 11시30분께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무소속 의원들과 새누리당 의원 3명 등 총 9명으로 속개를 선포했다. 이들만으로 의장단 선거를 치를 기세였다.

놀란 의사담당계장이 부랴부랴 의원실로 달려갔다.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회의 중이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그때서야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재개된 투표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분열만을 확인한 채 끝났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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