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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20년지기 기동민·허동준, 재보선공천에 엇갈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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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20년 지기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허동준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3일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결과로 엇갈린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얄궂은 인연'이 될 운명에 처했다.

허 위원장과 기 전 부시장은 중앙대와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면서 김근태, 박원순 등의 인사들을 연결 고리로 인연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 전 부시장의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전략공천 소식에 반발하며 국회 당대표실을 찾아 "기동민하고 나하고 20년 된 사이다. 내가 감옥간 다음 내 후임이다. 가장 친한 동지를 전략공천하고 당의 의지니 받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당 지시를 따르면)기동민이 패륜을 하게 된다. 왜 기동민한테 그런 고통을 안기냐. 정치는 사람을 살리는 행위를 해야지 죽이면 되냐. 이간질시키면 되냐"고 따졌다.

그는 또 "기 부시장은 나와 20년 동지고 학생운동 때 내 후임이다. 김근태 의장 모시고 같이 했다"며 "기 부시장이 이 상황을 받아들이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안 받아들이면 당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위원장은 또 "나 공천 안 주려고 가장 친한 동지를 시킨 것이다. 기동민도 같이 들어내려는 것이다. (당 지시를)안 받으면 기동민도 퍼낼 것 아니냐"며 "금태섭 공천하려다 안 되니까 둘다 한큐에 날리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1968년생으로 전남 신안 출신인 허 위원장은 1991년 중앙대 총학생회장으로서 전대협 대변인을 지냈다. 1994년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 부대변인을 맡으면서 김근태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2001년에는 김근태 대통령경선후보 수행팀장을 역임했고 이후 민주당 부대변인, 정책위부의장, 정동영 대선후보 공보특보,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동작구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했다.

1966년생으로 전남 장성 출신인 기 전 부시장은 역시 김근태 의장과 인연이 깊다.

기 전 부시장은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이후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특별보좌관, 민주당 정책위부의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의 선거캠프 비서실장을 맡았고 이후 서울시 정무수석 비서관을 거쳐 201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정무부시장직을 수행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7·30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처럼 정치적 뿌리가 거의 비스하고 같은 정당에서 잔뼈가 굵은 두 인물이 재보선 공천에 의해 엇갈린 운명을 맞이하자 정치권의 냉혹함을 실감하게 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특히 허 위원장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향후 두 사람이 재보선 전장에서 적으로 대면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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